2008년 검찰이 선정한 `올해의 황당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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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은 30일 전국 검찰청에서 올 한 해 수사했던 사건 중에서 드라마ㆍ영화에나 나올 법한 '황당한' 사건들을 선정, 검찰 블로그(blog.naver.com/spogood)를 통해 발표했다.

◇`영화찍자'며 변태성욕 채워 = `페티시즘'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최모(31)씨와 정모(35)씨는 나이트클럽을 돌며 영화출연을 원하는 19∼22세 여성 5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스튜디오를 빌려 가짜 오디션을 벌인 뒤 여성들에게 상궁으로부터 회초리로 맞는 무수리 연기를 하는데 촬영 중에 소리를 지르거나 중간에 포기하면 계약금(20만원)의 3배를 물어야 한다는 약정서를 작성토록 했다.

정씨가 감독인 양 `큐' 사인을 보내면 최씨가 여성들의 종아리를 나무회초리로 때리면서 "잘못했습니다, 마마님"이라는 대사를 외우게 시켰으며 피해 여성들은 각각 50∼70대씩 종아리를 맞고 중간에 연기를 포기해 위약금까지 물었다.

외제 오픈카를 몰고 다니며 상류층 행세를 한 최씨 일당은 5명의 피해여성뿐만 아니라 100여명의 여성을 상대로 비슷한 수법으로 종아리를 때리거나 촛농을 다리에 떨어뜨리는 등 페티시즘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되는 바람에 두 명 모두 불구속 기소했고, 이들은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페티시즘은 이성의 몸의 일부나 옷가지 또는 소지품 등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행태를 말한다.

◇뇌물로 짝퉁지갑 돌린 시의원 = 부산시의회 상임위원장 선거에 후보로 나선 C(62)의원은 자신을 뽑아달라며 동료의원 22명에게 외제 명품가방과 지갑을 택배로 보냈다.

만약 명품선물이 진품이었다면 합계 액수가 2천만원에 달하지만 검찰 수사과정에서 C의원은 "모조품이라 가격이 얼마 되지 않으니 선처해 달라"고 호소해 확인한 결과 합계 130만원 상당의 짝퉁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 로또 1등 당첨된 사람이야' = A씨는 내연녀에게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됐는데 10억원 정도 된다. 당첨금을 찾으면 몇 배로 갚아주겠다"고 속여 신용카드 넉 장을 넘겨받고서 1천500만원을 썼다.

A씨는 내연녀에게 "당첨금을 다른 곳에 투자했는데 액수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카드비를 1년 동안 갚지 않다가 울산지검에 고소됐으며, 내연녀는 검찰에서 대질조사하는 과정에서야 비로소 로또 당첨 자체가 거짓말임을 알게 됐다.

청주지검 영동지청이 구속기소한 B씨 또한 255회차 로또 1등 번호 그대로 256회차 로또를 산 뒤 동네 사람들 앞에서 1등에 당첨됐다고 거짓말을 한 뒤 "당첨금을 받으면 갚겠다"며 1천200만원을 편취했다.

◇5살 딸에게 1억4천만원 절도 지시 = 제주에 사는 강모(33.여)씨는 지난 3월20일 정오께 제주시내 은행에 들어가 다섯 살짜리 딸에게 VIP상담실에 들어가 철제금고를 열고 돈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딸은 엄마가 시킨 대로 금고에서 100만원권 수표 100장과 50만원권 수표 83장, 재래시장 상품권 등 무려 1억4천만원어치를 들고 나왔고, 강씨는 돈을 가방에 넣고 은행을 빠져나왔으나 CCTV(폐쇄회로TV)에 찍혀 구속됐다.

강씨는 두 사람 이상의 인격이 동시에 존재하는 `해리장애'를 앓고 있어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효리 닮은 친구 소개팅' 사기 = A(여)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B씨에게 "키 165㎝에 이효리를 닮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며 접근, B씨로부터 124차례에 걸쳐 5천여만원을 받아썼다.

A씨는 같은 수법으로 모두 5명의 남자로부터 150차례에 걸쳐 1억여원을 뜯어내다 친구 소개를 계속 미루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피해자의 신고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붙잡혔다.

◇`목숨내기' 장기게임 = 춘천지검 원주지청에 따르면 무속인 A씨와 B씨는 내기장기를 두면서 `목숨'을 내기 대상으로 걸었다.

게임 도중 B씨가 "나는 허벅지 마비증상이 있다"고 말하자 A씨가 "그럼 찔러도 아프지 않겠네"라며 흉기로 B씨의 오른쪽 허벅지를 3차례 찔렀고, 피를 흘리며 계속 장기를 두던 B씨가 "한 수만 물러 달라"고 하자 이번에는 왼쪽 허벅지를 2차례 찔렀다.

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의 집과 자동차에 불을 지른 방화 전력이 2차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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