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슴으로 戊子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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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권의 출범이라는 특별한 설레임 속에 시작했던 2008년 무자(戊子)년 한 해가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남긴 채 저물고 있다. 10년만의 정권 교체와 다시 10년 만에 찾아온 국가 경제위기라는 역사적 상징성으로 인해 한 해를 돌아보는 의미는 각별하다.

특히 지난 한 해를 성찰함은 시행착오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귀중한 계기가 되고 있다. 새 출발을 위해 저무는 한 해에 실어 보내야 할 부정적 유산은 무엇일까.

먼저 분열과 반목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쇠고기수입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시위는 반대세력을 적대시하고, 모든 분야에서 친미(親美)와 반미(反美), 보수와 진보, 좌(左)와 우(右)로 구분하는 편 가르기로 대립과 갈등의 아픈 상처를 남겼다.

지역사회에서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시위가 그치지 않았고 영리병원 허용 등 지역개발과 관련한 정책안을 놓고 도민사회가 나뉘어져 대립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제주도나 통합과 포용의 정치가 절실했지만, 결코 그렇지 못한 길로 치달았다.

경제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진입했다는 레드 시그널 그대로 우리 경제 역시 내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는데도 제주도는 엉뚱한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다가 한 달도 못돼 취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정(道政) 무모성이 낳는 상징적 풍경이었다.

날로 심화하는 양극화는 하루 빨리 치유해야 할 고질병이다.

빈부(貧富)의 양극화는 물론, 대형마트와 중소상인, 수도권과 지방,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양극화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로 파고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불황은 소비감소와 투자축소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훼손으로 연결되고 있다.

모든 게 불확실하다보니 사회적 역동성도 크게 떨어졌다.

더욱이 태풍피해 복구비를 먹어치운 사건을 계기로 공무원들의 ‘세금 도둑질’행태 등 우리 공복(公僕)의 낮은 도덕성과 투명성을 돌아보게 했다.

3류 정치, 우리 국회는 올해도 마지막 날까지 난장판이다.

이 난제(難題)들을 보며, 아픈 가슴으로 무자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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