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 변화를 받아들여라
제주여, 변화를 받아들여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모두들 현실이 힘들다고 한다. 문제는 이 어려움이 언제까지 우리를 괴롭힐지 예측하기가 힘들다는데 있다. 더 큰 문제는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위기감에 대한 연대의식이 낮다는 것이다. IMF 당시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러한 흐름을 읽게 된다. 그것은 경제 불황일 때마다 제주도 관광산업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고, 특히 금년에는 밀감 값까지 올라 농가수입이 여유로워진 때문일 수도 있다.

원인이야 어떻든 위기 때 마다 일시적인 반사이익에 취해 절박한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다 보면 지역경제의 흐름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오히려 적절한 위기의식은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정책적인 자극제로 작용할 수가 있다. 아직도 우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 자리 걸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만성적인 위기의식의 결핍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는 개개인의 의지를 모아 잘사는 지역을 만들고자 하는 지역의지가 있는지, 그래서 도민통합의 단초를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는지. 10년 후 한국은 어떻게 변하고 제주도는 어디로 가고 있을지, 20~30년 후 제주도는 과연 경쟁력 있는 국제적 도시로 변모되어 있을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경쟁자를 보고 뛰는 것과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어차피 변화에 떠밀릴 바엔 변화를 주도함이 낫다.

우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변화에 대한 감지능력과 대처능력이 매우 미약한 편이다.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따뜻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준비성도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 트랜드에서 늘 뒤쳐져 왔다. 예컨대 감귤산업과 관광산업이 시대적 변화를 읽지 못하고 실기하고 만 것이 한 예이다. 또한 국제자유도시의 선창(先唱)과 제주특별자치도의 기치(旗幟)는 선점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실패하는 것보다 실기하는 것이 더 나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계속 실기하고 있다. 지역세의 약점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시급한 지역현안 결정마저 무수한 갈등만 유발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정답’으로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지역이 함께 사는 ‘해답’을 찾으려고 서로 노력하고 실천할 때다.

우리는 한 가지 고착된 생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태도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자면 첫째, 현재 변화를 방해하는 습성과 환경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지역이 선택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한다. 둘째, 변화의 족쇄가 되고 있는 안주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여야 한다. 우리의 최대 적은 바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셋째, 변화를 받아들이고 최대공약수를 향해 행동하는 과정을 반복해나가야 한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조정?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가치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변화에 앞서나가는 동참이 필요하다. 변화의 산을 몇 개 넘다보면 경험효과를 통해 지역핵심역량이 강화될 것이다.

변화는 결코 즐거운 영역이 아니다. 누구나 습관적인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언제까지 우리는 변화를 거부할 것인가. 우리는 스스로 변화의 동기를 생산하는 적극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조그만 씨앗 안에 커다란 힘이 들어 있는 것처럼 우리 안엔 폭발적인 에너지가 잠자고 있는지 모른다. 그 힘을 풀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우리의 ‘결정’이고 ‘실천’이다. ‘결정’에 따른 ‘실천’만이 에너지를 재생산할 수 있다.

<양창식·탐라대학교 총장·논설위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