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제주농업에 희망을 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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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작다. 그러나 농업은 크다. 제주농업은 희망이 있기 때문에 힘만 모으면 더 키울 수 있다.

제주도 면적은 서울시의 3배, 평양시의 2배에 불과하다. 남한면적의 1.9%이고 북한면적의 1.5%이다. 남북한을 합친 면적과 비교하면 0.83%에 불과하다. 그래서 면적이 작기 때문에 제주농업을 우습게보면 오산이다.

제주농산물 생산량은 3백 만 톤이 넘는다. 이것은 전국 생산량의 8.3%이다. 제주농민이 육지농민보다 10배나 넘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감자생산량도 전국의 10% 넘게 생산한다. 겨울에 생산하기 때문에 제주감자 덕분에 겨울에도 식탁에 감자가 올라올 수 있다. 유채는 90%를 넘게 생산한다.

얼마 전에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함이 없는 매취사업의 용기를 보여준 양배추는 전국의 37%를 생산한다. 당근은 70% 가까이 생산한다. 마늘도 15%를 생산한다. 양파는 7% 정도 생산한다. 감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니 제주가 면적이 작고 인구가 적다고 제주농업을 우습게 알면 안 된다. 제주는 작아도 제주농업은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제주농업은 더 키울 수 있다. 잠재적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농민단체들은 이해관계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제주는 농업인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모든 단체들이 제주농업을 위해 지혜를 모으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농민단체와 농협과 감협과 친환경농축산국과 농업기술원.기술센터와 대학과 연구지원기관의 협력이 잘 되고 있다. 이것이 제주농업의 잠재력이다.

작년에 제주농업이 큰 탈 없이 지나간 것은 단순히 감귤생산량이 줄어든 때문이 아니다.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적어도 끊임없는 간벌과 열매솎기와 고품질을 위한 차별화에 노력한 덕분이다.

한림농협이 경제적 손실을 무릎 쓴 매취사업을 시작한 용단과 친환경농축산국이 현장을 샅샅이 흩으면서 지원한 협동작전은 제주농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가르쳐준 모범이다. 지금도 매취사업의 성패는 모른다. 그러나 매취사업으로 한림농협이 손해를 보더라도 제주도민은 더 큰 박수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이순신 장군처럼 죽기를 각오하는 사즉필생의 정신으로 임했기 때문이다.

이제 2009년이다. 그대로 놔두면 감귤은 70만 톤이 생산될 것이다. 그러면 2002년도와 같이 농가수익은 3000억을 겨우 웃돌고 제주경제는 파탄에 직면할 것이다. 만약 작년 수준으로 생산량을 낮추고 품질을 높인다면 6000억은 거뜬하게 올릴 수 있다.

그 결실은 우리 노력에 달려 있다. 지난 9일 농업관련 단체와 기관과 농민이 모여 결의한 것처럼, 올해 감귤생산량을 최소한 12만 톤을 줄여야만 제주농업의 희망이 열린다.

폐원을 통해 2천 톤을, 봄 전정으로 2만 톤을, 1/2 간벌사업으로 2만2000 톤을 감산해야 한다. 불량감귤 2만7000 톤을 쏙아 내고 안정생산 직불제로 3만 톤을 줄이고 가공용 수매 등을 통해 최소한 12만 톤을 줄여야 제주농업은 내일의 희망이 있다. 더 줄이면 올해 감귤 수익은 7000억을 넘길 수 있다.

월급이 반으로 깎일 것을 알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 취급을 못 받는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다.

감귤을 15%만 감산하면 수익이 200%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농민은 제주 농업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제주농업의 희망을 없애고 제주농업을 파탄으로 이끄는 농민이기 때문이다.

제주인은 어려울 때일수록 역경을 이겨내고 단결하는 뚝심을 갖고 있다. 올해는 3만6000여 농가의 힘을 모아 그 단결심을 발휘해보자. 제주농업의 내일의 희망을 올해에 보여주자.

<현해남·제주대 교수·식물자원환경전공·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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