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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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세월은 늘 회한(悔恨)으로 얼룩져 남는가. 지난 주말 TV에서 상영된 미국 케이블 채널의 영화 브로큰 트레일(Broken Trail)의 한 장면이다.

남편을 잃고 술집에 팔리면서 모진 삶을 살아온 존스부인은 나이든 카우보이 리터에게 세월을 회한한다. “세월만큼 무자비한 것이 없지요”

리터가 카우보이 생활로 살다 훌쩍 가버린 지난 세월을 생각하며 먼 하늘을 본다.

동서고금을 통해 사람들의 공통된 넋두리는 “어느새 세월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인정이 없고 냉혹하고 모질은 것이 세월인 탓이다.

▲노래에는 거짓이 없다고 한다.

박재삼 시인은 실제로 그의 시론에서 “노래에는 거짓이 없다”고 썼다. 시라고는 한 줄도 읽은 적이 없는 어머니가 아들을 무릎위에 앉혀놓고 해준 말이었다고 한다.

“듣고 보아라, 노래가사에 어디 한마디 보태고 뺄 거짓이 있는지…”

‘세월이 약이겠지요’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렇다면 이 무자비하다는 세월이 이 노래처럼 정말 약(藥)도 되는 걸까. 가톨릭 사제이자 예일대학 교수였던 헨리 나우웬(Henri Nauwen)은 그의 글(How Time Heals)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월이 약이라지만 이 말이 “결국 상처는 잊게 될 것이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가 살 수 있을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약이라는 표현이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던 행동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진리라고 했다.

세월이 약이 되기 위해선 세월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또 화해와 용서의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세월을 돌아볼 틈도 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나이들었다고 한다.

또 “세월과 나이와 걱정거리는 비례하는 것 같다”고들 한다.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수록 이것저것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결혼시키고, 부모를 봉양하는 일도 쉽지 않은데, 자신들의 노후대책까지 마련해야 하니 그렇게 말 할만도 하다.

그러나 세월이 가는 것을 겁내지는 말아야지.

올해는 세월을 기다리지만은 말고 먼저 세월보다 앞서 달려보면 어떨까.<부영주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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