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5차 연장..치열했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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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 전은 프로농구 역사에 남을 명승부가 됐다.

사상 첫 5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동부가 135-132로 이겼다. 평일 저녁 경기를 찾은 4천284명의 농구팬들은 입장료의 몇 배 이상 가는 가치의 경기를 직접 지켜본 주인공들이 됐다.

먼저 위기를 넘긴 쪽은 삼성이었다. 테렌스 레더가 4쿼터 종료 2분17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당해 불리한 상황에서 애런 헤인즈가 4쿼터 종료 22.6초를 남기고 85-85를 만드는 덩크슛을 꽂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차 연장에서는 동부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종료 7초 전까지 88-91로 뒤지다가 크리스 다니엘스가 자유투 1구만 넣고 2구째를 일부러 놓쳐 다시 리바운드를 따냈고 종료와 동시에 웬델 화이트가 중거리포를 넣어 2차 연장으로 넘겼다.

2차 연장까지 100-100으로 맞선 3차 연장에서도 삼성이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정석의 3점슛으로 포문을 연 삼성은 이상민의 3점포까지 이어지며 1분만에 106-102로 앞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부는 윤호영의 3점슛으로 추격에 발판을 놨고 107-110으로 뒤진 종료 1분여를 남기고는 화이트가 3점슛 2개를 연달아 꽂으며 오히려 3점 차로 달아났다.

승부가 그대로 끝나는 듯했지만 삼성은 '영원한 오빠' 이상민이 15초를 남기고 극적인 동점 3점슛을 넣어 다시 승부를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4차 연장으로 끌고 갔다.

4차 연장에서도 119-119로 승부를 내지 못한 두 팀은 5차 연장까지 승부를 넘겼고 치열했던 승부는 결국 동부가 웃으며 막을 내렸다.

5차 연장 초반에는 삼성의 기세가 좋았다. 동부 화이트가 4차 연장 초반 5반칙으로 나간 데 이어 다니엘스도 5차 연장 34초만에 퇴장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부는 변청운이 착실하게 골밑에서 득점을 올리며 맞섰고 경기 종료 34초 전에는 삼성 헤인즈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132-131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이었다.

130-129로 뒤진 종료 36초 전 자유투 2개를 다 넣었던 동부 강대협이 25초를 남기고 다시 자유투 2개를 얻었고 이것마저 차분하게 모두 성공한 강대협이 이날 승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1점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반격에 나선 삼성은 박종천의 3점포가 들어가지 않았고 리바운드까지 뺏기며 끝내 승리를 동부에 넘겨줬다.

이날 세워진 진기록만 갖고도 KBL 기록집의 상당 부분을 다시 쓸 수 있을 정도다.

먼저 4차, 5차 연장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벌어졌고 동부의 135점은 한 경기 팀 최다 득점이 됐다. 종전 기록은 1997년 11월19일 동양이 SK를 상대로 3차 연장 끝에 넣은 133점이었다.

두 팀의 한 경기 득점도 최다가 됐다. 267점이 터졌는데 종전 기록은 역시 동양-SK 전에서 나온 259점이었다. 그 경기는 3차 연장에서 동양이 133-126으로 이겼다.

또 한 경기 최장시간 기록도 세워졌다. 오후 7시에 시작돼 10시13분에 종료가 돼 3시간 13분이나 걸렸다.
삼성에서 5명, 동부에서 3명 등 양팀 엔트리 24명 가운데 3분의 1인 8명이 5반칙으로 물러날 정도로 치열하게 열린 이날 경기는 '잠실 5차 연장 혈투'라고 이름 지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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