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 판막 성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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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장>

 

대동맥 판막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판막으로서 심장이 수축할 때 활짝 열려야 하며 심장이 이완할 때는 이미 심장을 빠져나간 혈액이 온몸과 심장자체(관상동맥)에 잘 뿜어져 나가도록 꼭 닫혀있어야 하는 기능을 평생 수 십 억 번을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판막이다.

이 대동맥 판막은 혈압이라고 하는 높은 압력에 노출된 채로 미세한 운동을 평생 반복해야 하는 정교한 구조물이므로 판막자체는 물론이거니와 그 판막이 위치하고 있는 대동맥 근부라고 하는 해부학적 부위의 형태가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반드시 그 기능상 문제를 일으켜 심장에 부담을 주는 심부전을 유발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대동맥 근부에는 어떤 구조물들이 있어서 이러한 판막의 기능이 원활하게 일어나게 하는 것일까?

첫번째는 심장과 대동맥 판막이 만나는 부위인 판막륜이라는 부위가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이 판막륜의 넓어지는 질환으로 비록 판막자체는 정상이라도 판막이 제대로 붙지 못해서 폐쇄부전이 일어나게 된다.

두번째는 대동맥 판막 자체에 병이 생기는 질환으로 퇴행성 판막질환과 류마티스성 판막질환의 침범으로 판막이 두꺼워지고 서로 붙거나 심하면 말려서 판막이 좁아지거나 새는 질환을 유발하는 경우로 가장 흔하다.

세번째는 대동맥 판막과 상행대동맥의 동관이행부위라고 하는 부위까지의 대동맥을 대동맥동(sinus)이라고 부르며 이 곳은 통상 약간 옆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으며 이곳에서 심장자체를 먹여 살리는 혈관인 관상동맥 두 가지가 분지해 나가는 곳이다.

이 부위는 대동맥 판막이 열렸을 때 판막운동을 원활히 하면서 관상동맥으로의 혈류가 차단되지 않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는 부위이다.

마지막으로 대동맥과 대동맥동이 만나는 부위를 동관이행부위라고 하여 상행대동맥이 늘어나는 질환인 경우는 여기가 늘어나면서 대동맥 판막을 옆으로 당겨서 판막이 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요소들의 단독 혹은 복합적 이상이 발생하면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거나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폐쇄부전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도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전혀 못 느낄 정도로 치료할 수 있으며 또한 심부전의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협착이나 폐쇄부전이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증상을 유발하거나 그 정도가 중등도 이상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판막 치환술 혹은 성형술이 필요하게 된다.

대동맥 판막 성형술이라는 것은 자신의 판막을 고쳐서 사용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앞서 말한 복잡한 대동맥 근부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정밀한 평가를 기초로 하여 환자에 따라 대동맥 근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판막질환을 초래한 원인을 찾아서 교정해야 장기간 정상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판막으로 고쳐서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대동맥판막에 대한 성형술이 극히 일부의 환자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이유는 이러한 복잡한 구조물에 대한 완벽한 복원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대동맥판막 및 근부 성형술을 시행하는 것은 애초부터 조직판막으로 치환했다면 15-20년 동안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으면서 잘 살 수 있는 환자를 불과 몇 년 내에 상태가 악화된 상태에서 판막치환술을 다시 받아야 하는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결과를 유발하게 된다.

최근 한 심장수술명의로 메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의사의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술에 대한 논란이 시끄럽다. 판막질환에 대한 성형술은 수술 후 환자가 죽고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성형한 판막의 기능이 어떻게 유지되는 가에 대한 추적 결과를 보아야 그 수술법의 우수성을 평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어떤 병에 대한 ‘완벽한 치료법이다’,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술식이다’, ‘국익차원에서 공개가 안 된다’, ‘이 비법은 내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것이다’, 등등의 말들 속에는 과대망상의 정신세계가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인식하길 바란다.

대동맥 판막 질환에 대한 성형술은 매우 어려운 수술이며 잘못 시행되면 환자에게 고통을 배가시키는 수술이므로 극히 일부의 환자에 한해서 장기성적이 잘 알려진 방법으로 시행해야 한다.

어설프게 고쳐서 질병을 갖고 많은 약을 복용하면서 사느니 차라리 판막을 치환하여 살게 하는 것이 환자를 위한 바른 치료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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