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미지 경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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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지금은 무한경쟁시대라고 말한다. 지역과 시대를 떠나서, 즉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하여 사람들은 항상 크고 작은 일로 경쟁하면서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그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리라고 본다. 인간세계뿐만이 아니라 동물의 세계나 식물의 세계도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왔고 또 살아나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지구가 하나의 촌락이 돼 버린 현시점에서 볼 때, 이제 경쟁이라는 개념이 옛날과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달라졌다. 산업사회에서도 처음에는 가격 경쟁에서 질(質) 경쟁으로, 그리고 이미지 경쟁으로 변화되어 나간 것을 보면 모든 면에서 경쟁력은 이제 역시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전체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품목이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한 낙제품(酪製品).육류(肉類).양모(羊毛).목재(木材) 등 1차산업으로, 그 무역수지가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을 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 나라의 청정 이미지 때문이라고 본다. 뉴질랜드 하면 왠지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것 같은, 그래서 안심하고 찾게 되는, 그런 이미지가 세계인들에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이미지가 노력 없이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1978년 우리나라와 무역협정을 맺은 직후 있었던 웃지 못할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당시 우리나라 선원들이 바다를 향해 방뇨하다가 감시원들의 망원경에 잡히는가 하면, 배 안에서 취사한 후 음식 찌꺼기를 바다에 버리다가 감시원들에게 발각되기도 해, 한때 우리나라 선박이 주요 감시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관계당국에서는 뉴질랜드로 가는 선원들을 교육시키는 등 곤욕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몇 년 전부터 예고되어 왔던 제주의 감귤 문제가 지난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라 급기야는 감귤 파동이 제주의 가장 중요한 현안 문제가 됐고, 감귤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도(道)나 시(市).군(郡)이 경상비 예산 절감을 꾀하는 등 행정기관들을 긴장시켜 왔으며, 이제는 대체작물 개발에 신경들이 모아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제주의 청정 이미지가 살아 있어 이미 제주산 돼지고기를 비롯한 먹거리들이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지금은 지구촌 시대이기 때문에 좁은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마침 거론되고 있는 4.3문제를 흡족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제주의 자존심을 회복하여 평화의 섬으로 이미지를 쇄신해야 하고, 겨우 얻어낸 국제자유도시의 시너지 효과를 이용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 내는 데 도민이나 행정당국들이 적극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본다.

뉴질랜드가 1970년대에 벌써 환경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어 오늘을 이루어놓은 것을 거울 삼아 우리는 그 이상으로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살려내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행정당국에서는 관계법령을 강화하고, 도민들은 세련된 국제시민으로서 친절과 봉사정신을 통해 ‘국제자유도시’, ‘평화의 섬’ 이미지를 살려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세계에 우뚝 서야 할 때라고 본다.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는 기지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본다. 지금은 이미지 경쟁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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