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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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언어를 통하여 사유한다”고 한다. ‘사유한다’는 것은 결국 ‘사물을 구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말은 곧 “인간은 언어를 통하여 분별(구분)한다”는 말과 통한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살상무기를 살상무기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머리속에 먼저 ‘살상무기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돼 있어야 하며, 그런 연후에 그것의 정의와 합치되는 것이 있을 때 “아, 살상무기로구나!”라고 분별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머리속에 ‘살상무기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돼 있지 않거나 그 정의가 잘못돼 있으면, 분별할 수 없거나 다르게 분별하게 된다. 즉 살상무기는 남이 가지면 살상무기이고 내가 가지면 문명의 이기라고 정의돼 있으면, 내가 소유하고 심지어 사용해도 무기가 아니고, 남은 소유했을 것만 같아도 살상무기가 되는 것이다.

서양 사람의 사고가 분석적이고 차별적인 것에 반해 동양 사람의 사고는 종합적이고 전체적이라고 한다. 서양의 분석적인 사고는 결국 과학을 발달시켰고, 그 정점에 미국이 있으며, 그것으로 말미암아 미국이 오늘날 세계 위에 군림하는 양상이다.

어차피 처음부터 약탈로 국가를 건설했으니 결코 인간적이지도 않았겠지만 여기에 과학까지 발달하니 못하는 일이 없다. 나와 뜻이 같지 않으면 모두를 악의 축으로 분별해 파괴한다. 지금은 뜻을 따라주니 선이라고 함께 하지만 처음부터 의리는 없다. 단지 나와 뜻이 같을 때까지만 선이다. 언제라도 나와 뜻이 틀어지면 공격의 대상이 된다.

조폭들도 그들과 함께 하면 의리가 있는 것이고 만약 한 사람이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려고 시도한다면 즉시 제거 대상이 된다. 그들이 선악을 구분하는 방법은 ‘그들의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와는 상관없다. 단지 나와 관계를 맺었느냐 맺지 않았느냐로 판단할 뿐이다. 그것도 그들의 각종 이익을 위해서….

이라크건 시리아건 북한이건 또는 프랑스건 말을 듣지 않는 국가가 있으면 분풀이 대상이 될 수도 있고, 그들의 뱃속을 채워주는 희생물로 만들 수도 있다. 온 세계가 공포의 도가니로 변하든 말든 그들과 함께하면 선이고 함께하지 않으면 악인 것이다.

‘有錢無罪, 無錢有罪(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하더니 힘있는 커다란 조직인 국가가 휘두르면 정의이고, 조그만 조직인 조폭들이 휘두르면 죄가 된다. 조폭들이 두목에게 고개 숙여 “형님! 제 충성을 받아주십시오”라고 하는 것과 같이, 힘있는 국가에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온 세계가 충성을 맹세한다.

그러나 극에 도달하면 터지는 법!
풍선을 적당히 불어야지 너무 많이 불면 터져 버린다. 이라크는 너무나 오랫동안 후세인의 치하에서 시달려 왔던 모양이다. 그 불만이 팽배해 곧 터질 지경에 이르렀을 때 때맞춰 미국이 도와준 꼴이 되어버렸다. 마치 곧 터질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미국이 바늘로 찔러준 모양새이고, 울고 싶자 뺨 때려준 격이다.

한 번 전쟁을 일으켜 성공하고 나니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 이번에는 시리아를 건들고 있다. 오늘도 내일도 싸우지 않으면 심심한가 보다. 그렇게 계속하여 프랑스와도, 그리고 끝까지 가다 보면 미국과 영국이 싸우지 말라는 법도 없다. 후세인도 한때 미국과 한 배를 탔었듯이….

오직 ‘나와 관계가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선악을 구분하는 그들의 최후는 풍선이 극에 도달해 터지는 것과 같은 미래가 있을 수도 있다. 아마 신이 있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파멸이라는 미래를 선사할 것이다. 아직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앞에 줄을 서는 것이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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