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제주(지상중계)-산남경제 어떻게 살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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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은 물론 관광·소비행태 바뀌어야"

산남지역 경기 희망은 없는가

▲김창희=남제주군의 경우 지역경제에서 1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62%에 이른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1차산업 농가의 70%가 감귤농가인 데 있다. 1998년과 비교해 2002년 기준 조수입이 절반 가량 줄었다. 그동안 내년이면 감귤값이 좋겠지라는 생각이 2002년을 기점으로 희망이 없다고 바뀌어 소비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경기 침체가 오고 있다.

▲강경선=과거 보릿고개라는 말에 빗대어 감귤고개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산남지역 경제는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6월 이후 더 심각한 경제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최근 서귀포 시가지를 다녀봐도 생기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감귤가격이 4년째 하락하다 보니 시중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금융기관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연체가 급증하면서 금융기관마다 연체 회수에 난리인 상황이다.
농가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시설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희=감귤문제가 산남경기 하락의 모든 원인은 아니다. 감귤 뿐만 아니라 관광과 소비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지금이 위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행정과 주민들 모두 이 같은 위기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감귤 등 1차산업을 통해 본 경기 실태는

▲강경선=제주도 전체적으로 볼 때 1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6.3%이다. 하지만 남군의 경우 1차산업 비율이 62%, 서귀포시는 34%에 이른다.
산남경제는 감귤경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년동안 감귤정책이라는 것이 수량정책.품질정책에서 모두 실패했다.
이 때문에 감귤농가들의 소득이 줄고 부채가 증가해 지역경제의 붕괴를 가져왔다.

▲고병기=농협의 상호금융 예수금 현황을 보면 산남지역의 예수금 증가율이 제주시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대출금의 경우도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경기 침체를 보여주고 있다.

▲김창희=남제주군의 1차산업 조수입 변화를 보면 감귤산업의 쇠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1998년 감귤 조수입이 전체 1차산업의 45%를 차지했지만 2002년에는 23%로 급격히 떨어졌다.
축산업의 경우 1998년 10%에서 2002년 15%로 증가했고 수산업의 경우도 1998년 20%에서 2002년 30%로 증가했다. 농업소득이 줄어드는 데 감귤이 주역할을 했다고 본다.

▲고병기=도내 농가당 부채가 3000만원에 이른다. 다른 지역의 농가당 부채가 1000만원인 것을 볼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000년 이후 농업 소득보다 농가 부채가 높아지는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부채상환능력을 볼 때도 유동성 대비 농가부채 비율이 높아져 상환능력이 낮아지고 있어 농가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부채상환기간이 도래해 농가 부담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선=현재 부채 비율을 볼 때 도내 농가가 부채를 갚는 데 11년이 걸린다. 이는 다른 지역 농가의 경우 6년임을 볼 때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가 나서서 농가부채문제를 다뤄야 한다. 1996년 이후 농업소득이 매년 감소하면서 감귤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관광을 통해 본 경기 실태는

▲김대희=서귀포시.남제주군 지역을 야간에 돌아다녀 보면 사람이 없음을 실감할 수 있다. 상가 주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매출액이 30%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서귀포시.남제주군지역 샐러리맨들의 상당수가 제주시에 거주하고 있고 산남지역 거주자들의 소비행태도 제주시에 치우치고 있다.
관광의 경우도 제주시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산남지역에서 숙박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이 온 데는 산남지역의 음식값 등 물가가 비싸고 친절의식이 부족한 것이 한 몫을 하고 있다.
감귤가격 하락과 함께 관광과 소비 행태도 산남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김창희=그동안 산남지역에서 관광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관광객이 계속 다녀가지만 지역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1차산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1차산업과 연계한 관광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박이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병기=산남지역 소비 위축은 인구의 노령화를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소비를 주도하는 젊은층이 제주시 등지로 빠져나가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김대희=산남지역 상가의 매출을 보면 주말에 더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젊은층이 주말이면 제주시로 몰리면서 지역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이 계속되면 산남경제는 감귤가격 하락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안은 무엇인가

▲김창희=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주시가 너무 비대해지고 있어 농촌 인력을 유입하고 있다. 산남지역의 적당한 곳에 택지 개발을 통해 인구를 유입하고 교육.행정기관 분산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이뤄야 한다.

▲강경선=감귤농가에 비료.농약값 인하 등 각종 혜택을 줘야 한다. 부채도 상환기간을 연장하거나 저리자금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농촌개발정책을 실시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창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대희=현재의 상황을 행정이나 주민 모두가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관광과 소비행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시장.군수가 나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세일즈를 펼쳐야 한다.
이와 함께 단순한 인구 유입책이 아닌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인구를 유입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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