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고 제자리 찾아줘야
실업고 제자리 찾아줘야
  • 김광호
  • 승인 200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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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년 들어 실업계 고교의 교육체제가 산업 변화의 추세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식정보사회와 국제관광지 부상에 따른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실업고로의 개편 또는 새로운 학과 신설로 변화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

실업계 고교 교육의 목표는 역시 고교 과정으로 산업체 등 기업과 정부가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해내는 데 있다. 물론 정보화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보다 앞선 기술과 수준 높은 전문인력을 요구하는 추세여서 실업고의 역할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기존 상.공고 등 일부 전통적인 실업고 교육 기능의 강화 및 학교명을 바꾼 학과의 탄력적 운영도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를테면 제주상고, 제주여상고, 한림공고 등 전통성을 고수하는 실업고와 제주농고의 제주관광산업고, 성산수고의 제주관광해양고 교명 및 학과 개편 모두 이러한 사회적 인력수요 요구에 따른 것이다.

특히 실업고 전문인 양성교육은 새 정부의 학력 철폐 방침과도 부합된다. 정부는 누구든 학력에 관계없이 전문성과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학력 철폐 방침과 직장의 취업여건은 판이하다. 실업고가 애써 배출한 전문인력들이 일할 곳이 없어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도내 실업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 역시 해마다 급증해 재작년 72.8%에서 올해 85.5%를 나타냈다.

실업고 출신의 대학 진학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대부분 전문성을 갖추고도 취직 자리가 없어 대학에 가야 한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실업고가 제자리에 서려면 우선 학력 철폐가 사업장에 파급돼야 하고, 실업고 출신을 배려하지 않은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상 자격증 취득 응시조건이 전면 개선돼야 한다.

현행 국가기술 자격증 610종 중 고졸자가 응시할 수 있는 기능사 자격증은 214종에 불과하다. 대졸자라야 응시할 수 있는 자격증이 대부분이어서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더 많은 학업을 위해 대학에 가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기사자격증 응시자격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잘못된 정부 교육정책 탓이다. 우선 실업고 출신들에게 대부분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응시자격을 주는 방안을 내놓아 그런 대로 실업고교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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