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센터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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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과학단지에 대해 생각이 미칠 때면 항상 우주센터가 생각난다. 필자는 우주센터 후보지가 거의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로 압축되어가던 시기에 과학기술부에서 우주센터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우주센터를 놓고 지자체는 치열한 경쟁을 하였다. 우주센터가 유치된다면 1300억원이라는 중앙정부의 자금이 지자체로 유입되어 각종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지역경기 활성화에 이바지하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지자체에 연구역량이 입증된 집단이 유입되어 추가적인 연구비 확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뿐더러 지역 인재들의 잠재적인 직장도 된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공위성 발사를 위해 5조원 이상 투자된다고 한다.

대덕 연구단지의 경우를 보더라도 처음 조성되었을 때 연구소 종사자들은 대부분 서울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살펴보면 대전 출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덕 연구단지의 중심에 위치한 충남대학교 또한 매우 발전하였다. 이공계 대학만 발전한 것도 아니다. 학제 간 연구 등 융합의 시대에 과학기술 역시 사회과학, 인문과학과 무관하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사회 시스템도 바뀌고 관련 법령이 준비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과학기술부는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에 우주센터를 건설하기를 원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앞다투어 우주센터를 유치하고자 하였으나 제주도에서는 아무런 유치활동도 없었다. 지구는 자전을 하고 있고 적도에 가까울수록 원심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우주선 발사가 용이하다. 이러한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곳이 바로 대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학기술부의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제주도에서 벌어졌다. 우주센터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첫째 그게 군사시설이라는 소문이 났고, 둘째 발사 당일 어업에 지장을 주며, 셋째 송악산 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었다.

우선 군사시설이라는 소문은 3년이 경과한 지금 잘못된 것임이 입증된 셈이고 송악산 개발 역시 아직까지 별 소식이 없다. 발사 당일 어업에 지장을 주는 문제는 곰곰이 생각해 보면, 1년에 며칠이나 어업을 못하게 될지 궁금하다.

제주도를 전체로 놓고 보면 아마도 발사 당일 로케트 발사를 관람하려는 관광객이 제주도에 들어와서 풀고 가는 돈과 어업을 못해서 손해나는 돈을 비교해서 평가해 보았어야 할 것 같다. 만일 전자가 많다면 우주선 발사로 손해보는 어민들을 보상해 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만일 전자가 월등히 많아서 우주선 발사 당일 어업을 못하는 어민들에게 1인당 50만원, 100만원씩 보상해 줄 수 있다면 아마 어민들도 우주선 발사를 반대하지 않았을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시대인 오늘 우주센터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우주센터 홈페이지를 찾아서 들어가 보는 것이다(www.oenarodo.com/space3.html). 우주센터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 앞으로 계획, 우주체험관 건립계획 등이 필자가 보기에는 과학기술단지 같아 보이기도 하고 관광자원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게 제주도에 건설됐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지금도 인력과 연구비를 확보하고 부지를 찾고 있는 사업들이 많이 있다. 이런 사업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지자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첨단과학기술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제주도도 이런 경쟁의 대열에 나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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