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체전의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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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제주 한라함성 하나 되는 도민체전’을 표방한 올해 제37회 도민체전은 사상 처음으로 선수 중심의 엘리트체육과 동호인 위주의 생활체육 그리고 학교체육이 함께 열린 체전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제주도체육회와 제주도생활체육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통합체전은 그동안 엘리트 위주로 체전을 치름으로써 특정인들의 잔치로 치부되어 왔으나 올해는 생활체육과 함께 함으로써 대회명칭(도민체전)에 걸맞은 도민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우선은 참가규모면에서 36개 종목에 선수권부 4480명, 동호인부 4733명 등 9213명이 참가하는 역대 체전사상 최대 규모로서 도민들의 참여 폭을 크게 확대시킨 점이다.

둘째는 체전이 열린마당 화합체전으로 운영하기 위해 종합시상제를 종목별 시상제로 전환함으로써 시.군 간 과열경쟁과 우수 선수 영입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의 축제로 이끈 것이다.

셋째는 1988년 제22회 대회 이후 폐지되었던 일반부 입장상이 15년 만에 부활됨으로써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입장 연출이 개회식 분위기를 축제의 마당으로 한껏 고조시킬 수 있었다.

넷째로 개회식 식전행사가 학생 중심의 규격화된 연출이나 집단적인 매스게임에서 탈피하여 전문단체와 자율클럽 조직 그리고 유명 연예인들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와 푸짐한 경품 잔치 등은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면서 프로그램의 단조로움을 해소하였다.

대체적으로 이번 도민체전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아우르는 통합체전으로서 새로운 세기를 향한 제주체육의 비전과 체육인들의 의지를 선보이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도민체전으로서 명실상부한 종합체전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의 관중 외면과 함께 체전의 전반적인 분위기 침체를 들고 있다. 종합점수제를 폐지함으로써 모처럼 학교나 시.군 관계자들이 부담 없는 경기 참가가 경기장의 응원과 관심을 외면케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다시 종합시상제의 부활을 재론할 우려가 있다.

매번 지적되는 관중 없는 경기장 운운은 결코 남의 탓이나 종목별 시상제 탓만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축제는 행사의 기획단계에서부터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행사의 종합적인 이벤트를 만들어 내야 한다.

관중을 억지 동원하는 게 아니라 관중 스스로 찾아오게 하고, 팀의 관계자나 응원단이 흥분과 열정을 가지고 선수와 함께 자랑스럽게 참가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만들어져야 한다. 도민체전 기간에 도 전역에 걸쳐 50만 도민은 물론 재외도민과 관광객의 대이동을 이끌어내야 한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 축제로서 역할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관중이 없는 경기나 축제는 예전처럼 특정인들의 잔치로 치부될 뿐만 아니라 도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는 체전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21세기의 스포츠와 체육의 새로운 경향은 보는 체육에서 참여하는 체육으로, 국가나 지역의 홍보 수단이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모든 사람의 인간적 가치가 존중되고 자발적 참여가 전제되는 민주주의 방식의 체육구조로 전환을 요망하고 있다.

이제 막 성공적인 가능성을 보여준 통합된 도민체전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호 공존 속에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기존의 문화와 예술이 관련된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이 동시에 개최되는 스포츠.문화.레크리에이션 축제의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기는 신명나는 도민축제의 한마당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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