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청소년 200m 추격 끝에 날치기범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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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야!’라며 긴박히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밖으로 나가 범인을 쫓은 것뿐인데….”

30일 날치기범을 추격해 직접 잡은 김세훈군(16.방송통신고 1년)은 여느 청소년처럼 때묻지 않는 말투와 순박한 표정으로 웃었다.

지난 29일 오후 9시10분께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전농로 길을 걷던 정모씨(57.여.삼도2동)는 뒤에서 달려든 김모씨(23.무직)에게 현금 8만3000원과 카드 4장이 들어 있던 손지갑을 날치기당했다.

너무 당황한 정씨는 “도둑이야”라며 외마디 말을 한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이때 사건 현장 근처에 살고 있던 김군은 설거지를 하던 중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와 범인 김씨가 이 사라진 곳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범인을 쫓아 200m를 달린 김군은 H면세점 앞에서 범인이 숨으려고 면세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손으로 붙잡았다.

그런데 날치기범 김씨는 자신을 잡으려는 김군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으나 김군은 이를 제압하고 주위에 있던 남자 2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김군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김씨는 절도 혐의 현행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김군은 경찰과 함께 사건 현장에 다시 와서는 계속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 정씨에게 손지갑을 직접 돌려주며 위로했다.

최근 강도와 폭력 등 강력사건이 빈발하는 가운데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을 손수 붙잡은 것은 올 들어 김군이 처음이다.

특히 제주시내에서 심야에 부녀자들을 노린 날치기사범은 올 들어 8건에 이르렀으나 단 한 건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김군의 용감한 행동은 더욱 돋보이고 있다.

김군은 “피해를 당한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고 범인을 내 손으로 잡아보겠다는 생각에 계속 쫓았다”며 “다행히 주위에 있던 이름 모르는 남자 2명이 도움을 줘 상처없이 범인을 잡게 됐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제주경찰서는 1일 날치기범을 잡은 김군에게 표창장과 보상금을 수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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