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無)요일
무(無)요일
  • 김범훈 기자
  • 승인 2009.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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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창세기에 ‘하느님은 엿새 동안 천지만물을 창조하고 일곱째 날에 쉬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문헌상 한 주를 7일로 나눈 최초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주일을 요일 대신에 첫째 날, 둘째 날 등으로 불렀다고 한다.

일주일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일(曜日)에 붙인 ‘일월화수목금토(日月火水木金土)’라는 명칭은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에 따른 것이다.

먼저 음양을 상징하는 일과 월은 해(태양)와 달로서 ‘양요(兩曜)’가 된다.

여기에 오행에 해당하는 ‘화수목금토’가 더해져 ‘칠요(七曜)’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간혹 요일의 순서를 ‘월화수목금토일’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맞지 않다.

▲기업경영자들을 보면 으레 요일별 생활계획표라는 게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생체리듬을 살리고 삶의 행복감을 높여나가고자 함이다.

그러나 그들한테도 갖가지 병이 따라 붙는다.

월요일만 되면 머리가 무겁고 속이 더부룩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인 ‘월요병’만 해도 일반 직장인들처럼 예외가 없다고 한다.

회사의 성취도를 높여 약육강식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고, 그런 와중에 건강과 가정을 제대로 챙겨야 하는 슈퍼맨이 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경영자들은 회사를 혁신하고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남모르는 번민이 크다.

매일매일 월요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요즘엔 ‘토요병’이란 것도 등장했다.
주말마다 체육대회, 결혼식, 향우회 등 각종 행사와 모임이 빼곡히 열리고 있어서다.

자치단체장이나 각급 기관단체장들의 경우 행사 일정표대로 이곳저곳 불려 다니다보면 파김치가 되기 십상이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얽히고설킨 인맥이 두드러진 제주사회의 특성을 감안하면 일반 시민들이라고 이와 다르지 않다.

해서 최근 등장하는 것이 일요일은 ‘무(無)요일’이라는 신종어다.

주5일제로 인한 연휴 기대감에서 비롯된 금요일 과음에다 토요일 행사참석 등으로 지친 몸을 일요일엔 푹 쉬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각종 일요일 모임이 없어지고, 공연장이나 대형마트 등엔 일요일 관객과 손님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고 한다.

태양에게 바친 날이란 뜻을 지닌 ‘일요일’이 원기회복의 새 날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김범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