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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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진출해 있는 미국계 시티은행이 지난 1일 서울 올림픽지점장에 31세의 송창민씨를 발탁해 화제다.

이 은행에서 지점장이 되려면 통상 15년 정도 걸리지만 입행한 지 6년4개월밖에 안 된 송씨가 지점장으로 발탁된 것은 탁월한 마케팅 능력과 상품기획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30대 초반에 은행 지점장이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고 시티은행에서 1986년 29세의 지점장이 나온 이후 송씨가 최연소라고 하니 가히 ‘파격’인 셈이다.

특히 이 주인공은 제주남초등학교와 제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한 ‘제주인’이라서 더욱 관심을 끈다.

▲우리 사회에 이른바 ‘파격’의 바람이 본격적으로 분 것은 외환위기 때부터인 것 같다.

‘서열 파괴’, ‘연령 파괴’라는 바람이 불면서 장유유서, 연공서열이라는 전통적 가치들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나이 든 걸 내세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도 덩달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시대, 디지털 시대는 ‘경험’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에 더욱 높은 점수를 준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기업체들은 기업체들대로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젊어지려는’ 노력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사회가 젊은이 중심으로 변하면서 이제는 나이 들었다는 게 일종의 ‘장애’로 인식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이젠 웬만한 직장에서 50대가 넘는 직원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가 돼버렸다.

특히 은행원과 같은 사무직에서는 더 그렇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국내 1433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 66만8000명 중에서 50대 근로자는 5%인 3만36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나마 관리직과 단순 노무직에서 각각 13.3%와 13.6%의 높은 고용비율을 나타냈기 때문에 5%라도 유지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이 ‘연령 파괴’라는 바람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소위 나이 때문에 ‘세대교체’를 당한 사람 중에는 ‘연령 파괴’를 ‘연령 차별’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연령 파괴’ 바람이 세대의 간극(間隙)을 더 벌리는 역풍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나이’가 아닌 ‘생각’이 파괴의 기준이 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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