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는 한라산의 허브(Hub)
초지는 한라산의 허브(Hub)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일보 지난 4월 29일자 ‘벼랑 끝에 몰린 제주의 중산간 초원’이라는 보도를 보고 제주도 축산공직자로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제주의 상징, 민족의 영산인 한라산은 난대, 온대, 한대, 아고산대에 걸친 1800여 종의 식물이 수직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곤충을 포함한 400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그러나 이런 한라산이 토사 유실, 동결 융해, 집중호우 등으로 훼손돼 신음하고 있다. 훼손지 복구 및 정비에 200여 억원이 소요됨은 물론 기존의 방식으로는 기간이 25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이처럼 자연은 태고의 신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복구 또한 상당한 시간과 돈이 필요하고 원상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라산의 허리를 중산간 지대라 한다. 즉, 해발 200~600m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589㎢, 평균 경사도 10%이며, 강수량이 많고 토양은 투수성이 좋아 지하수가 주로 분포한 지역이다. 우리도 중산간 지대는 6만5000여 ㏊의 목야지에 2만여 ㏊의 초지가 조성돼 전국 초지 5만2000㏊의 38%를 점유하고 있어 전국 대비 구성비율이 매우 높은 분야다.

초지는 축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산으로, 풀사료 생산기반이 됨은 물론 청정환경을 유지하는 생태자원이며, 초원에서의 우마 방목풍경은 고수목마라 하여 제주풍광을 대표하는 영주10경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초지는 빗물 흡수 등 국토의 자연홍수조절기능을 함으로써 반드시 지켜야 할 귀중한 자원이다.

필자는 본 지면을 통해 초지보전방안에 대해 기고한 바 있으며, 행정기관에 업무지침을 만들어 초지관리를 신중히 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제주일보가 심층 보도한 바와 같이 초지관리 및 전용권자인 시.군에서는 관행적인 허가와 사후관리 미흡으로 초지 잠식이 가속되고 있고 일부는 황폐되고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초지는 초식가축의 절대 기반으로, 초지가 사라지면 소와 말은 사실상 사육이 불가능하다.

문제의 심각성은 일부 시장, 군수의 무분별한 허가 남발이라 하겠다. 신청한 사람은 모두, 신청면적은 전면적 허가하고 있고 전용지에 대한 사후 복구를 소홀히 해 방치되고 있는 초지도 있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전용지 초지 개간 후 30㎜ 강우시 20㎝의 토심이 유실되고, 나지상태의 유실량은 초지 상태보다 40~50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으로 인해 비옥한 토양이 유실되는 것은 물론 바다로 흘러내려 해양환경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조성한 초자원은 투자에 따른 생산성 제고 못지않게 보존하고 가꿔야 할 가치가 큰 자원이다.

한라산의 허리를 지배하는 산업이야말로 제주의 대표되는 산업이며, 그것은 바로 축산이다. 축산공직자, 농업인, 생산자단체들의 초지를 지키기 위한 각별한 노력과 지혜와 각오가 필요하다. 초지는 한라산의 허브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