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제주목관아지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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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그리고 가정의 달 5월이 찾아왔다. 때가 때인만큼 가족과 함께 실외 활동이 매우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들과 함께 제주목관아지(濟州牧官衙址)로 나들이를 가 보는 것은 어떨까.

옛 향기가 묻어 나오고 역사와 문화의 숨소리가 들리는 아늑한 공간이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다. 관아의 외대문인 진해루(鎭海樓)에 들어서면, 왠지 모르게 우리의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복원된 관아터(官衙址) 안을 전부 둘러보고 나올 때까지도 필자의 머릿속에는 복원사업 자체가 정말 다행스럽고 우리의 후세를 위해서도 진정으로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이미 항간에 나돌았던 이야기처럼, 제주시가 기존의 생각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주차장용지로 사용했더라면, 우리 모두 생기 도는 얼굴 표정을 지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주차장 공간으로 바뀌었다면, 지금을 살아가는 세대들은 후세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되었을지 궁금해진다. 과연, 우리의 후세들은 시내에 위치한 넓은 주차장을 이용하면서 ‘조상의 슬기와 지혜가 담긴 작품’으로 평가해줄 것이겠는가.

제주목관아지 복원사업은 제주시와 제주시민,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학자, 그리고 지역신문사와 방송국 모두 함께 일궈낸 대역사(大役事)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제주도의 문화유산이라는 범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이라 칭송해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는 복원된 제주목관아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기본적인 시각은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내도한 모든 사람들이 같이 명상하고 산책하며, 나아가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무엇보다 제주목관아지가 청소년들의 학습공간인 동시에 휴식공간으로 더 많이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이유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납득할 수가 있다.

현재 제주목관아가 위치하는 곳은 탐라국 탄생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제주의 정치, 행정 및 문화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제주목관아지가 여러 면에서 제주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제주목관아지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사회나 국사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학습할 수 있는 적극적인 활용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 공부로 인해 심신이 지쳐 있을 때는 조용히 산책하며 명상에 잠기거나 ‘역사 스페셜’의 주인공이 되어 활보해 보는 휴식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젊은 세대들은 제주도에도 아직까지 온기가 남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 존재힘을 깨닫게 될 것이고, 더불어 제주의 전통문화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제주시가 제주목관아지를 약 8년 동안 4회에 걸쳐 발굴조사한 사실이나 국가가 사적지로 지정한 배경은 바로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역사적 진실과 교훈을 전달하고자 함은 물론 소중한 문화자원으로서 활용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복원의 의미는 크게 퇴색할 수 있다.

결국 제주목관아지가 제주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장소임을 거듭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오늘(5월 5일)은 바로 어린이날이다. 필자도 오늘만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탑동 광장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관아터로 가서는 제주 역사의 향기에 다시 한 번 흠뻑 취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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