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중국馬에서 법정 전염병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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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성 빈혈…축산농가·당국 ‘긴장’

수입 중국마(馬)에서 제2종 법정 전염병인 ‘악성빈혈’이 발견돼 해당 말은 살처분되고 함께 수입된 80여 마리는 검역당국에 의해 격리 수용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축산당국과 축산농가는 지난해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수입 중국마에서 법정 전염병이 발견된 사실만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주에 상륙한 이 전염병이 자칫 제주마에게 퍼질 경우 여름에 극성을 부리는 ‘흡혈파리’에 의해 전염되는 특성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우려의 밑바탕에는 중국에서 시작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충격도 깔려 있다.

1마리 도살·87마리 격리 수용
여름 ‘흡혈파리’로 전염 특성


▲법정 전염병 발견=지난 1월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말 88마리가 제주항을 통해 반입됐다.

모 영농법인이 수입한 말이었다. 제주로 직수입됐기 때문에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제주지원(원장 김종보)의 검역 절차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검역 당국은 한 마리가 땀에 흥건히 젖어 있고, 바짝 말라 있는 점에 주목했다. 채혈을 통해 검사한 결과 이 말에서 제2 법정 전염병인 ‘말 전염성 빈혈’을 발견했다. 그리고 즉시 해당 말을 살처분했다. 나머지 87마리는 격리 수용했다. 제2, 제3의 감염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제주지원은 계류기간을 10일에서 90일로 연장하면서 87마리를 제주지원 용강계류장에 격리 수용, 정밀조사를 벌였다.

오춘경 검역관은 8일 “이 전염병의 최대 잠복기간이 90일 정도여서 안전을 위해 이 기간만큼 격리 수용해 정밀조사를 했다”며 “지금까지는 살처분한 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검역관은 또 “지난 6일 87마리 모두 채혈해 최종 검사를 벌이고 있다”며 “조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금명간 수입 영농법인에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사육용 제주馬 확산 우려

▲도내 말 사육 농가=도내 말 사육 농가는 407가구다. 이 가운데 80농가가 호마인 ‘더러브렛’을 2600마리 키우고 있다. 나머지 320여 농가는 제주마, ‘교잡마’ 등을 7000여 마리 사육하고 있다.

사육 농가들은 경주용, 승마용, 사육용 등으로 말을 키우고 있다.

이들 농가는 중국산 및 몽골산 마필이 다량 수입되면서 여러 걱정을 하고 있다. 마필 수입에 대한 규제사항이 없어 당장 무제한 수입으로 인한 제주마의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수입마에게서 전염병이 옮을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수입마에게서 법정 전염병이 발견된 사실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검역 당국의 오춘경 검역관은 수입마 검역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병원균 잠복기간을 인정하고 있다. 검역을 통해 100% 전염병을 차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은 가축 전염병 관리에 허술한 나라로 꼽힌다.

실제로 중국에서 말을 수입해 키우고 있는 한 농가는 “중국 현지에서 말을 구입해 중국 검역기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반 정도가 탈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염병 등에 걸린 말들이 많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수입마 유통 실태=수입마를 선호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일단 제주마에 비해 경제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장한 제주마는 250㎏ 정도에 불과하지만, 중국산 말들은 많게는 600㎏까지 나간다.

비육 목적인 농가가 중국말을 선호하는 이유는 또 있다. 수입단가로 미뤄 제주마의 절반 정도 가격이면 중국마를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중국마가 싼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검역과정에서 대량 탈락해 농가가 큰 손실을 입어 사육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수입하면 큰 이익을 본다. 그래서 수입 농가가 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8농가가 177마리를 수입했다. 올 들어서도 용강계류장에 있는 87마리를 제외하고, 40마리가 수입돼 사육되고 있다.

▲검역 당국과 축산 당국의 대책=검역 당국은 수입 가축으로 인한 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측은 검역과정에서 소독약품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예방과 철저한 검역에 나서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축산 당국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수입을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수입마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역 당국에 철저하고도 가혹한 검역을 주문하고 있다. 엄격한 검역을 통해 수입을 막았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축산 당국은 지난해 9월 수입마 급증을 예상하면서 별도의 관리지침을 만들어 수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다. 한 예로 수입마에 대해선 마이크로 칩을 부착, 제주마와 차별하는 데 나서고 있다. 수입마가 외형적으로 제주마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제주마 혈통 보존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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