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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은, 고향이라는 말은 언제나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그리움이다. 아마 이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이다. 수필가 조명철씨가 그의 수필에서 “타향에 사는 사람은 항상 고향을 등에 지고 다닌다”고 술회한 것도 ‘고향불망(故鄕不忘)’에 연유된 듯하다.

타향에 살든 고향에 살든, 고향 사람끼리 친화력이 있는 것은 고향이 좋기 때문이리라. 제주 출신 윤태영씨가 청와대 대변인에 발탁되었다는 어제의 소식에 도민들이 반가워 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윤 대변인 이외에도 제주 출신 인사들이 각 분야 요직에 대거 진출했다. 고향 제주인들이 그들의 중용(重用)을 환영하고 기대하는 것도 고향 사람을 아끼는 마음에서다.

정부 수립 후 55년간 제주인들이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요직에 대거 기용된 역사가 없다. 우선 대충만 꼽아보아도 만만치 않다.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현기영, 한겨레신문사장 고희범, 해병대 사령관 김인식, 서울지방경찰청장 이근표, 전경련 상근부회장 현명관, 국가정보원 3차장 김보현, 그리고 청와대 각 부서 행정관으로도 5명이나 진출해 있다.

그런데 자랑스러운 이들과 서울도민회, 서울 제주출신 공무원 친목회 회원들이 오늘 저녁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만남의 자리를 갖는 모양이다. 이 자리에는 우근민 지사도 참석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뜻 깊은 현대판 ‘향음주례(鄕飮酒禮)’가 될 것 같다.

고향 사람끼리는 초면에도 마주 앉으면 감(感)이 다르다고 한다. 타향 사람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친화력 작용 때문일 것이다. 오늘 저녁도 마주 앉으면 비록 첫 대면이지만 단박에 고향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고향 얘기가 정겨울 것임이 분명하다.

제주에 있는 고향사람들은 중용된 서울의 제주 사람들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국사(國事)를 잘 돌보기를 바라는 한편 고향을 위해서도 많은 일을 해 달라는 욕심에서다. 사기(史記)에 이런 말이 있다. “부(富)해지고 출세해서 귀(貴)해지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아니한다.”

그러나 서울의 제주인들은 조명철씨의 수필이 말하듯 항상 고향 제주를 등에 지고 다닐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부귀(富貴)에 관계 없이 때가 오면 귀거래(歸去來)도 마다하지 않을 줄 안다. 선진국의 대통령들이 임기가 끝나면 고향의 농장으로 돌아가듯이 말이다. 왜 우리 선인(先人)들도 관직을 그만두면 환고향(還故鄕)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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