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맹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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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愛人)이란 사전적 의미로 이성간 사랑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한창 열애 중일 때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미칠 것 같은 심정일 것이다.

애인과는 다른 차원의 사랑도 부지기수다.
일례로 아침부터 밤늦은 시각까지 항상 곁에 두고 보살펴 주는 애견(愛犬)가족도 늘고 있다.

바둑이가 얼마나 아깝고 사랑스러운지, 자그마한 상처에도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고 말한다.
최근엔 휴대폰 열풍이 대단하다.

그 위세는 성별.세대별.나이별 할 것 없이 필수품으로 자리를 꿰찼다.
우리 사회가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는 시대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줄여 ‘폰’이라 부른다. 일부 10대들에겐 ‘폰중독’이라는 현상도 나타난다. 젊은이들은 폰이 애인보다 더 좋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애인은 하루 이틀 못 봐도 괜찮지만, 폰 없이는 생활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섬주섬 들어본 그 이유 또한 그럴 듯하다.
우선, 폰은 한 손에 쏙 들어와 어디든 갖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애인 이상이다.

그런가 하면 갖고 다니다가 싫어지면 쉽게 모델을 바꾸고 나만의 색깔을 입힐 수 있다.

특히 폰은 자기가 모든 주도권을 갖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한다. 연락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싶지 않으면 그만이다.

게다가 앞에 사람을 두고 딴 사람과의 내통도 가능하다. 소위 바람을 피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나만의 폰’이 개성시대를 맞고 있다. 각종 뉴스와 정보를 폰으로 받아볼 수 있다.

인터넷 접속 무선시대가 이미 열린 것이다. 개발의 업그레이드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너무 간과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폰으로 전화를 걸고 받는 것 말고는 아무런 기능도 사용할 줄 모르는 이른바 ‘폰맹’이 많다는 사실이다. ‘폰맹’은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 PC나 인터넷을 이용할 줄 모르면 ‘넷맹’이라 부르는 것처럼 모두 글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문맹’에서 파생된 말이다.

폰 하나로 가정이나 회사에서 필요한 수많은 일을 처리하는 시대다.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무선 인터넷 강국이다.

무선 인터넷 콘텐츠 시장은 올해에만 4500억원대에 이를 만큼 첨단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내 스스로는 폰을 전화 용도로밖에 사용할 줄 모른다면 문맹이나 다를 바 없다.

휴대폰 만능시대에 삶의 질 향상은 폰맹 탈출에서부터 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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