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리'가 봄의 전령사로 나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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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현대미술관 '봄의 서곡'...권기수 '아름다움...' 강태석 '천생 화가...'

▲ 권기수 作 'Blue Season'.
여기, 미술이 ‘봄의 전령사로 나선다.’

제주현대미술관이 28일부터 ‘봄의 서곡-여행’을 주제로 여는 특별기획전을 말함이다.

권기수의 ‘아름다움을 변화시키다’전과 강태석의 ‘천생을 화가로 살다’ 유작전 등 전시는 2갈래.

경북 영주출신 권 작가는 홍익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신예로 ‘동구리’를 앞세운 한국형 팝아트를 지향한다. 아이구글(iGoogle) 아티스트에 선정되는 등 한창 인지도를 확장 중인 그다.

제주의 작고작가 강씨는 서울대 재학 중 국전에 입선, 화려하게 등단했으나 이내 화단의 모순에 환멸을 느껴 제도권미술에 진입을 포기하고 외롭게 작업했다.

제주적인 소재에 서구 화법을 실험하고 변용, 특유 아우라의 마티에르기법을 확립했다.

아무래도, 두 작가의 작품세계는 대조적이다.

권 작가의 경우 발랄하고 여유와 해학이 묻어난다면, 강 작가의 것은 삶에 대한 절규의 반작용에서 비롯된 묵중한 생명력이 관통해서다.

어쩌면 둘의 삶도 대비된다.

▲ 강태석 作 '대화시리즈'.
권 작가는 파릇파릇 봄의 신록에 비유될 만하다. 반면 비타협적인 삶을 살다 39세에 타계한 강 작가의 생의 이미지는 세찬 한파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아름다움을 변화시키다’=작품의 핵심 아이콘인 ‘동구리’는 이름대로 동그란 얼굴과 까치머리, 밝은 표정을 지닌 캐릭터이자 작가의 분신이다.

본래 먹그림 콜라주를 벽에 붙이는 작업을 하던 그가 2001년 난을 치듯 빠른 붓놀림의 드로잉 과정에서 우연히 창출했다고.

동구리 시리즈엔 특히 불상의 고졸한 미소와 사군자 도상에서 차용해 일러스트화한 매화와 대나무 등이 전면에 포진, 보는 이를 동양사상과 속세를 벗어난 유유자적 삶으로 인도한다.

또 한국적인 주제를 서양 질료로 제작한 공통분모 안에서도 캔버스부터 LCD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3차원공간 조각, 렌티큘러 등 다양한 매체로 변주된다.

이번 전시엔 5월 가정의 달을 고려한 미디어설치와 실크이불작업, 회화 등 30여 점이 선보인다.

▲‘천생을 화가로 살다’=사회와의 접점 너머에서 홀로 작업했던 ‘방랑과 집념의 화가’답게 그는 타인과의 소통을 주목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의식을 조형언어로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자아를 향한 응시 속에 신화적 이상세계를 다루되 한라산, 사슴, 돌하르방 등 향토적인 소재에 다양한 화법을 적용, 특유의 마티에르기법을 정립해 작가적 정체성을 확보했다.

화면들은 제주고유의 설화를 재현, 원시적인 생명력을 물씬 자아낸다. 거기 샤갈의 환상세계, 표현주의, 문자추상, 초현실주의 등이 다각도로 녹아있다는 평가다.

작고 작가이기에 생전 그가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와 쓸쓸했던 삶의 궤적에 대한 회상도 절로 오버랩 된다.

‘청춘을 단념한 사람들은 여기에 오라/ 동녘에 해가 떠오르듯 와락 정에 겨웁고 눈물겨웁게/ 믿음직하고 사랑스러운 한라산이/ 너희 청춘을 다시 살아나게 할 것이다’(작가의 글 중에)

전시기간 6월 30일까지. 초대일시 28일 오후 3시. 문의 (710)7801.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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