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政碑까지 도난당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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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개탄스럽다.

제주시 한경면 용당리 마을 입구 일주도로 동남쪽에 있던 ‘사상백공낙연선정비(使相白公樂淵善政碑)’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것이다.

이 선정비는 1877년1월부터 1881년5월까지 제주목사(濟州牧使)로 재임했던 조선 후기 문인 백낙연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이다.

그는 제주목사 도임 첫 해인 1877년 메뚜기 떼로 인한 농사 피해에 이어 이듬해엔 흉년까지 들면서 많은 주민들이 굶주리게 되자 호남 사창미(社倉米)를 들여와 주민들을 구제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에 당시 지방관아의 관리였던 홍재우(洪載佑)의 발의에 의하여 용당리민들이 1881년(고종 19년)에 세운 공적비인 것이다. 따라서 높이 90㎝, 너비 29㎝, 단면 두께 3㎝ 규모로 유선형이면서 가늘고 길쭉한 게 특징인 이 비석은 제주도 차원에서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소중한 문화재인 것이다.

그런데 올해 1월 제주문화유산답사회 회원들이 답사결과 2002년 당시 소공원 내 비석이 있던 자리는 확장된 도로에 포함돼 버렸고 비석은 온데간데없어진 상태여서 제주시 등 당국에 도난신고를 했다고 한다. 당국은 2004년 도로확장 시 지장물 조사에서도 비석이 없었다며 2002~2004년 사이에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유는 단 한가지일 터, 골동품 가에 돈이 되기 때문이 아닌 가 싶다. 너무도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다.

한동안 선조들의 무덤을 지키던 동자석이 무더기로 도난당하더니 이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마을 상징 비석에까지 그 마수가 뻗치고 있으니 정말 가증스러운 일이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도민의 자존심까지 훔쳐가는 악랄한 범죄다. 어쩌면 당국의 무관심이 이 같은 수난을 불렀다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절도범이 횡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런 현실이 치안부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범죄를 반드시 응징해야한다.

차제에 당국은 도내에 산재한 선정비 등 중요 비석들의 보존실태를 점검하고 관리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는 마을 효자겳?僊宙?마찬가지다.

무릇 마을 상징물은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존재와 가치의 빛을 발하는 법이다. 주민들도 이를 제대로 지키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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