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시비서 비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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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일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의 정부’의 7.11 개각은 ‘문민정부’의 ‘깜짝쇼’ 스타일을 닮았다.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것이나, 의외의 인물을 기용한 것이 그렇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서리를 지명했다. 이번 개각에 발톱을 세우고 주시했던 한나라당도 장상 이화여대 총장이 총리서리에 지명되자, “의미를 둘 만한 일”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정치권의 상상을 벗어난 김 대통령의 ‘카드’가 예상됐던 야당의 공격을 사전에 봉쇄한 셈이다. 이에 따라 장 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도 순조로울 것 같다.
김 대통령은 일단 내각의 분위기 일신에 성공했다. 장 총리서리 지명 효과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이한동 총리 교체로 ‘대선 중립’ 시비에서 한 발짝 비켜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중립내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정치공방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나라당이 대선의 중립성과 관련해 장 총리서리를 정면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 총리서리가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낸 적이 없고,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개각을 발표한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 점을 내세워 김 대통령의 장 총리서리 발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21세기 세계화 시대에는 여성이 국운을 좌우한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김 대통령은 우리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총리서리로 임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총리서리의 임명을 계기로 여성의 사회 진출과 사회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에 불만이 있을 수 없지 않느냐는 식에 쐐기를 박은 대목이다.
그렇다 해도 행정경험이 없는 장 총리서리가 지명된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게다가 ‘국민의 정부’가 임기를 7개월 남겨 놓은 상황을 고려하면 업무를 파악할 시간조차 없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 이러한 점을 김 대통령이 인식해 총리를 보좌할 국무조정실장에 김진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포진시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박 실장은 “장 총리서리는 학자이자, 교육자이며 대학총장으로서 경영 마인드도 충분히 갖춘 분”이라고 치켜세우고 “평소의 식견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각을 효율적이고 조화롭게 이끌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총리서리 지명 외에 눈길을 끄는 것은 국방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교체.
먼저 국장장관 교체 배경에 대해 청와대측은 “전임 장관이 서해 교전 이후 여러 가지 논란이 더는 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겠다며 책임지겠다는 간곡한 뜻을 밝혀 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서해 교전 대응 미비로 경질한 것이 아니라 전임 장관의 사퇴의사를 김 대통령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모양새는 이렇지만 김 대통령은 서해 교전에 따른 격앙된 민심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송정호 법무장관의 경우 김홍업씨와 관련한 ‘선처 압력설’ 등 구설수에 휘말린 점이 감안돼 경질된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후임에 현정부 들어 법무장관을 지낸 김정길 변호사가 발탁된 것과 청와대 민정수석과 정책수석을 지낸 김성재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이 문화관광부 장관에 기용된 것에 대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표현되는 ‘DJ 특유의 인사 스타일’이 재연됐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개각에서 50대 경제 전문가를 다수 기용해 내각의 효율성을 극대화했음을 강조했다.
또 지역 안배도 고려했음을 주장했다.
그러나 제주만은 이 같은 주장과 무관하다. ‘국민의 정부’들어 단 한 명의 장관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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