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어초, 이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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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어장의 자원 증식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한 인공어초 상당량이 뒤집혀 있는가 하면, 파손.매몰.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는 곧 기대한 대로 실효(實效)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실망이 매우 크다.

당국은 여러 해 전부터 도내 36개 마을 105개 어장에 어패류.해조류 등의 자원 증식 및 보호를 위해 반구형(半球型), 육교형(陸橋型), 방갈로형, 뿔삼각형 등의 어초시설 사업을 벌여 왔는데, 현재까지 투하된 것만도 무려 3만2527개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에 실시한 제주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이 중 약 10% 정도가 전도.매몰.파손, 또는 오.폐물 오염 등으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 콘크리트 인공어초가 도리어 바다를 오염시키는 결과도 낳고 말았다.

이를테면 뿔삼각형 어초의 경우 1400개가 완전 혹은 절반 정도가 뒤집혔고, 127개는 철근이 드러나 있거나 부러져 있을 정도로 파손되었다. 반구형.육교형 어초도 이에 다르지 않다. 모두 59개가 파괴됐고, 185개가 전도.매몰돼버렸다. 방갈로형 어초 역시 일부가 뒤집혔거나 파손.매몰된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3개 마을어장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어장 어초들에는 각종 쓰레기와 버려진 그물.어구들이 뒤덮여 있어 바다 자원의 증식과 보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렇듯 인공어초 상당량이 파손.전도.매몰.오염 등으로 제 노릇을 다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시설 해역의 물 깊이, 물 흐름의 방향.속력, 바다 밑 지형.지질 등 과학적인 사전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식으로 투하한 데다, 사후관리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리고 인공어초 파손 원인 중에 제작상의 하자는 없었는지도 알아봐야 할 사항인 듯하다.

전문기관에 의해 밝혀진 인공어초의 실상이야말로 주먹구구식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 좋은 본보기다. 당국은 인공어초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실패가 없도록 철저한 사전 조사 및 과학적인 시설 방법과 사후 관리로 성공한 사업이 되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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