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는 제주 청소년 환경
형편없는 제주 청소년 환경
  • 김경호
  • 승인 2003.05.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가정적 여건 등 총체적인 제주 청소년 주변 환경이 말이 아니다. 유흥.단란주점 밀집도가 전국 최고이며, 청소년 문제와 관련한 위반 업소도 해마다 늘고 있다. 자녀들의 탈선에 영향을 주는 이혼 가정 역시 전국 1위다.

과거에는 도적.거지.대문이 없기로 유명한 삼무(三無)의 고장이었고, 웬만하면 이혼 없이 백년해로하던 제주의 가정들이었다. 특히 청소년 성장에 쾌적한 청정 자연환경은 지금도 다른 지방의 부러움을 산다.

이러한 제주도가 어느새 우리나라 최악의 청소년 유해환경 지역으로 탈바꿈해 버렸다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러나 그게 사실인 모양이다.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지난해 관련 학회들에 의뢰해 조사.분석.작성한 ‘청소년 유해환경 평가지수’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청소년 유해업소인 유흥.단란주점만 해도 그렇다. 인구 1000명당 업소 수가 전국 74개 시 단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 2위라고 한다. 도내 유흥.단란주점 총 1642개 대부분이 여기에 몰린 결과다.

이혼가정이 많은 것도 전국 으뜸이다. 지난해 제주에서는 3708쌍이 결혼하고, 1721쌍이 헤어졌다. 이혼율 46.4%다. 이혼가정 자녀 50%가 비행청소년이 되거나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청소년 관련 위반업소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우려할 일이다. 올 들어 3개월간 경찰에 적발된 업소가 176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 77곳보다 129% 급증했다.

이렇듯 제주지역의 청소년 유해환경이 극히 악화되다 보니 총체적 청소년 유해환경 평가지수가 전국 조사대상 기초자치단체 232군데 중 제주시 6위, 북제주군.서귀포 각각 13위, 67위 등으로 상위권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다만 남제주군만은 126위로 중위권이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당국.도민 모두가 반성해야 할 문제다.

제주지역 청소년 환경의 악화는 국제적 관광지의 속성으로 볼 수도 있긴 하다. 향후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하게 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을 관광지 속성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청소년 성장환경을 가꾸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관광개발 사업이든, 국제자유도시 사업이든, 거기에는 반드시 청소년 환경문제가 반영되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