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평화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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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동안 제주의 산업체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현장 점검 행사에 참여하면서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조성되는 길은 우리 도민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깊이 느껴왔다.

최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중국, 홍콩 등 동남아지역으로의 여행이 중단되면서 국내외 관광객이 제주로 몰려 제주가 때아닌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분명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반짝특수가 앞으로 제주의 관광산업과 국제자유도시로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다.

1991년 고르바쵸프 당시 소련대통령의 방문을 시작으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등 다른 나라 국가원수들의 방문과 남북국방장관회담으로 제주는 이미 냉전의 유산을 깨뜨리고 평화를 이끌어내는 ‘평화의 섬’ 이미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는 위험이 없는 안전한 관광지를 찾고 있지 않은가.

우리 제주는 과연 안전한지, 또 우리 도민들의 시민의식은 평화시민.국제시민으로서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근래 안전문제를 소홀히 한 결과 오늘날 각종 크고 작은 안전사고로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 손실이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지난 2월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는 차치하고라도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다리와 백화점이 무너지고, 배가 침몰하고, 비행기가 추락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산업현장에서는 하루 7명의 근로자가 일을 하다 사망하고, 276명이 다치거나 부상을 당하고 있다.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만도 1년새 10조원을 넘고 있다.

제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한 해 동안 21명의 근로자가 사망했고, 591명이 재해를 입었다. 특히 앞으로 제주에서 추진되는 ‘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위해 늘어나고 있는 항만의 확장건설, 대형 레저 및 휴양시설 등의 건설공사 등을 생각해볼 때 제주의 산업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제주관광의 문호인 공항이나 호텔.선박 등 관광객의 필수적인 출입.숙박시설.유흥장 등은 과연 안전한지, 그리고 우리 주변의 시설들은 안전한지 좀더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첨단의 전문기관으로 한국산업안전공단이 그 역할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지난 3월 제주도의 산업재해뿐 아니라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안전한 제주건설에 기여하고자 올해 초 제주지도원을 승격 개원하여 1만여 곳의 사업장에 대한 재해예방 기술지원 등을 통해 특히 고용인 50인 미만의 사업장에 대해 재해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재해예방을 위해 산업체당 2000만원 한도까지 시설개선자금으로 무상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각종 공공시설에 대한 안전진단과 개선방향을 제시, 제주도민은 물론 이 지역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평화의 섬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안전문화사업도 추진해 가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삶을 ‘문명의 화산(火山) 위에 사는 것’으로 비유하면서 현대의 사회를 ‘위험사회’로 정의했다. 우리 제주가 진정으로 국제화된 ‘평화의 섬’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행정기관과 안전관련기관 그리고 도민들이 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안전한 제주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안전은 세계인들이 우리 고장 제주를 믿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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