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제주-(26)흔들리는 가정, 무엇이 문제인가
집중진단 제주-(26)흔들리는 가정, 무엇이 문제인가
  • 고경업
  • 승인 200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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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원 간 사랑·대화 절실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해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늘었다.

무엇보다 더 우려할 만한 것은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제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했음에도 가족해체는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족해체가 단순 경제문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현상으로, 각종 통계자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혼 급증…가족해체 원인
▲툭하면 헤어진다=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이혼건수는 1962건으로 전년 1721건에 비해 241건(14%) 늘었다.

1992년 591건과 비교할 때 무려 3.3배나 급증한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하루 평균 1.6쌍꼴로 갈라섰으나 지난해에는 5.3쌍으로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인 조이혼율도 2001년 3.2건에서 지난해 3.6건으로 높아졌다.

이 같은 조이혼율은 전국 평균(3건)을 웃도는 데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인천(3.8건) 다음으로 높은 것이어서 도내 이혼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혼인건수 대비 이혼건수 비율은 54.9%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이는 혼인부부 2쌍 중 1쌍이 매년 헤어지고 있는 것으로 가족해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혼율 증가원인으로 △배우자 선택시 ‘조건’ 중시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 △저출산에 따른 이혼시 자녀부담 감소 △배우자 부정 및 성격 차이 △채무문제 등 경제적 궁핍 등을 들었다.

▲집 나가는 엄마 아빠=가정불화와 경제난 등으로 인해 도내 20세 이상 성인들의 가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20대 이상 성인가출자는 879명으로 전년 756명보다 16.3%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증가추세가 이어져 지난 3월까지 성인 가출자는 209명으로 하루 평균 2.3명꼴에 이르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9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40대 45명, 20대 36명, 60대 이상 21명, 50대 17명 등의 순이다.

특히 이 기간 여성 가출자는 63.6%인 133명으로 상당수가 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인 가출은 급기야 자녀들까지 탈선하게 만들어 가출현상은 남녀구분 없이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인·자녀 상대 가정폭력 심각
▲심각한 가정폭력=가정폭력도 가정파괴를 부르는 주요 동인이다.

지난해 경찰에 형사입건된 가정폭력사범은 186명으로 집계됐다.
폭력원인으로는 가정 불화가 93명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으며 음주 44명(23.7%), 성격 차이 36명(19.4%), 경제적 빈곤 10명(5.4%), 외도 3명(1.6%) 등의 순이었다.

폭력 가해자의 연령은 40대가 91명(41.9%), 30대 69명(37.1%), 50대 17명(9.1%), 20대 6명(3.2%), 60대 이상 3명(1.6%) 등의 순으로 집계돼 30~40대 중년이 부인이나 자녀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4월 말 현재 경찰에 검거된 가정폭력 사범은 65명으로 2명이 구속되고 6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유형별로는 아내학대가 53명으로 가장 많고 남편학대 2명, 노인학대 3명 등으로 집계됐다.

▲브레이크 없는 아동학대=올 들어 지난 9일까지 제주아동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아동학대신고는 24건으로 이 가운데 13건은 학대로 판명됐고 3건은 잠재위험, 5건은 일반 사안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3건은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다.

판명된 아동학대의 유형은 신체학대 10건, 방임 2건, 중복학대(신체.정서) 1건으로 분석됐다.

아동학대예방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02년 도내에서 학대 판정을 받은 아동은 1000명당 0.884명으로 대전(1.277명), 충북(1.065명)에 이어 부끄러운 3위를 기록했다.

버려지는 아이들도 해마다 증가
▲버려지는 아이들=가정 빈곤과 학대, 부모 이혼 및 가출 등으로 고아 신세로 전락해 가슴 깊이 상처를 안고 자라는 동심이 수백 명에 이른다.

4개 도내 보육시설에 수용된 아이들은 지난해 말 현재 34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버려진 아이들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부터 점차 증가해 홍익영아.보육원만 해도 1997년 말 104명이던 수용인원이 현재 131명으로 불어났다.

제주보육원은 1997년 말 73명에서 현재 81명으로 증가했고 천사의 집도 1997년 53명에서 지난해 말 72명으로 늘어 수용정원(70명)을 초과했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청소년 백서’를 보면 도내 요보호 아동(2001년 기준)은 425명으로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14개 시.도 중 경기(966명), 전남(515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전체 인구와 대비할 때 버려지는 아이들이 가장 많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발생 유형별로는 빈곤.실직.학대 등의 가정 파탄에 따른 요보호 아동이 393명으로 전체의 92.2%를 차지했다. 10명당 9명이 사실상 부모들의 무책임으로 버려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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