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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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에 힘입어 서울 종로나 명동엔 일본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이름깨나 있는 매장은 물론 노점상까지 생기가 넘치고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막걸리 집 탐방은 일본인들의 단골 코스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데다 장(腸) 운동에 좋은 유산균과 식이섬유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약주(藥酒)로 알려지면서 그 인기는 일본 현지서도 뜨겁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왔으면 당연히 한국 민속주인 막걸리 문화를 접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 관광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일본에선 사과나 딸기주스를 섞은 칵테일로 막걸리를 비싸게 마셨는데, 한국에선 값도 싸고 빈대떡과 함께 먹으니 달착지근하고 걸쭉한 맛이 신기하기까지 하다며 “맛코리(막걸리의 일본식 발음) 최고”를 외쳐댄다고 한다.

▲요즘 우리 주위에서도 막걸리 인기가 치솟고 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주를 비롯한 대부분 주류들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막걸리만이 ‘나 홀로 호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판매가 늘어나더니 올해 들어선 더 잘 팔리고 있다고 한다.

실제 대형유통 매장에선 올해 1∼3월 판매고가 전년대비 최고 50%이상 늘었다. 그야말로 막걸리 전성시대를 맞은 셈이다.

막걸리는 용량 대비 가격이 가장 저렴한 주류인데다 안주 없이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불황에 먹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막걸리는 발효식품으로 피부미용에도 좋고 영양학적으로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여성들과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막걸리에 대한 향수는 기분 좋은 상상을 갖게 한다.

어릴 적 양은주전자를 들고 막걸리를 받아오라는 술심부름 때는 시큼한 냄새에 취했다.

여름철 땀 흘려 일하고 난 뒤 허기와 갈증을 덜어주는 막걸리 한 사발은 농주(農酒)로서 제격이었다.

이제 그러한 상상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웰빙 열풍까지 가세하며 몸에 좋고 순한 술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막걸리 소비가 새 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인근에선 제주 왕벚꽃축제와 유채꽃잔치가 한창이다.

축제장 막걸리 한 사발은 알록달록 꽃 천국 제주의 봄의 흥취를 더욱 돋운다.

오늘 저녁 해가 지고 출출하면 그리운 친구랑 막걸리의 봄을 느껴 것도 좋을 것 같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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