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신문위기론’이 어느 때보다 깊어진 시점에서 오늘 신문의 날을 맞는다.

1896년 ‘독립신문’의 창간일(4월 7일)에 맞춰 1957년 제정했으니 올해 53회째가 된다.

이 날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신문 종사자들만이 기억하고 기념할 날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문 산업, 특히 지방신문의 열악한 사정은 재삼 거론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신문 자체의 생존과 발전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신문인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다.

다만 신문이라는 제도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지대한 만큼 오늘 신문의 날에 신문의 사회적 역할을 독자들과 함께 되새겨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문위기론은 정보소비, 공급구조의 변화로 오래전부터 일반화한지 오래됐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우려하는 위기는 산업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매체의 콘텐츠 경쟁력 측면에서이다.

온갖 매체가 백화제방으로 퍼져나가는 시대다.

신문이 지상파 방송과 함께 신속한 보도로 뉴스를 창출했던 시대는 지났다. 다양한 매체와의 경쟁에서 새롭고 전문성 있는 콘텐츠로 우위를 점하지 않으면 도태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 독자들이 아직도 신문을 찾는 이유는 바로 신문의 본질적인 기능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때보다 신문이 독자 중심의 민주적 가치관을 제시하고, 정확하고 전문성 있는 논평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로 ‘신문을 내 곁에 세상을 내 품에’로 정한 것도 신문이 독자에 가까이 가고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

신문은 민심을 반영하고 대화를 활성화하는 창(窓)이다.

이 민심의 창이 위기에 휩싸여 있는 현실을 겸허한 자세로 돌아보면서 신문의 날을 보낸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正道)와 원칙(原則)으로 돌아가는 것이 신문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다시금 자각하고 보편타당한 공론의 형성과 올바른 방향제시에 충실할 것을 더욱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