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그리고 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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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인가, 밀감인가. 이제 우리는 두 용어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감귤은 귤과 유자, 밀감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정작 제주인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밀감임에도 우리는 스스로 감귤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지향점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밀감 문제를 남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는 태도가 팽배해 있다. 각종 선거 때마다 내세운 밀감 관련 대책들은 허공에 메아리만 남긴 채 공허하게 사라져 갔다.

밀감은 제주의 생명산업이다. 우리가 스스로 가꾸고 지키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 생산에만 진력하고 품질 관리와 유통에 등한시해온 책임을 생산자와 유통관계자들은 통감해야 한다.

더 이상 밀감의 문제는 생산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 경제의 중심 문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생산자인 농민과 유통관리자인 농협, 행정지원자인 행정가가 삼위일체가 되어 밀감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단순히 지역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무역환경 속에서 우리 밀감산업의 위치를 냉철히 판단하고 과감한 수술로 새로운 밀감산업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 시점에서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농민과 농협, 행정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지원체제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제주 농민들은 경쟁력 있는 밀감 생산에 힘써야 한다. 생산만 하면 소비가 따르는 황금시대는 지났다. 어떻게 하면 맛있고 질 좋은 밀감을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다음은 뒷받침할 유통 지원이다. 농협은 이를 책임있게 떠안을 준비를 해야 한다.

하나의 사업을 함께 한다는 각오와 생각으로 확실한 분업형 밀감 생산.유통체제를 구축하여 우리 밀감산업을 되살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체제 구축에 제주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지금은 지방화, 분권화 시대다.

자체의 자립 경제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새로운 국가 흐름에서 제주도가 뒤쳐질 수밖에 없다. 국제자유도시로 가는 밑거름은 바로 경쟁력 있는 제주
의 밀감산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제주행정은 이 점을 숙지하고 제주 밀감산업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는 밀감산업을 전체 농업의 하부구조로 인식하는 태도를 버리고 특성화산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한민국 차원에서 제주의 밀감산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지방의원부터 지역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단골 메뉴로 외치는 제주의 밀감산업 육성이 왜 해가 갈수록, 임기는 채워 가는 데 거꾸로 사양화돼 가는지 의문스럽다.

진정 밀감산업에 대한 나름의 청사진을 갖고 공약을 했는지 묻고 싶다. 세계 무역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지금, 립서비스로 일관한다면 이는 지역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 제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네트워크화되고 세분화되는 무역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역시 각 세부산업이 갖는 지역적 특성과 경쟁력을 분석해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할 것이다. 제발 농업과 공업을 뭉뚱그려 생각하는 어리석음에서 정치가와 행정가들이 벗어 나길 바란다.

이제 우리는 잘잘못을 따질 여유가 없다. 이 땅의 행정.정치가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공약용으로 밀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믿고 맡길 수도 없다.

이제 진정 대한민국 경제의 한축으로서 제주의 밀감산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때다.

생산자 농민과 유통.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농협.행정기관의 역할에 대한 제고가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밀감산업, 선거에는 공약용이지만 우리 제주민에게는 지역 경제의 생사를 좌우하는 삶, 그 자체다.

공약으로 내세우는 말들을 믿고 기다리기엔 우리 눈앞의 현실이 너무나 다급하다.

농민들이여! 선거 때만 되면 밀감은 내가 책임지고 ‘특별법’, ‘진흥법’을 만들어서 꼭 농민을 살리겠다고 떠드는 자들의 말을 믿지 말고 우리 스스로 밀감산업을 지키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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