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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革)은 원래 ‘가죽’을 의미하지만 ‘고친다’는 뜻도 있다. 가장 크게 고치는 것이 바로 혁명(革命)이다. 혁명은 천명(天命)이 바뀌는 것을 말함이니 이 얼마나 놀랄 만한 변화인가.

예부터 가장 전형적(典形的)인 혁명은 왕통(王統)을 바꾸는 일이다. 한 왕통이 다른 왕통으로 뒤바뀌는, 즉 역성혁명(易姓革命)이야말로 절대 왕권시대에는 곧 천명이 바뀌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국가나 사회가 혁명에 의해서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개혁(改革)이란 것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합법적, 점진적으로 새롭게 변화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혁명이든, 개혁이든, 그것이 성공하려면 대다수 백성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했을 때 ‘혁명을 또 혁명’해야 하고, ‘개혁을 다시 개혁’해야 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그 와중에 국가는 국가대로, 백성들은 백성대로 홍역을 치르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개혁국민정당 소속의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선서 석상에서 정장 차림 대신 면바지와 넥타이 없는 티셔츠, 캐주얼 상의 등을 착용한 채 의원선서를 하려다 저지 당해 시정(市井)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국회와 국민을 모독했다는 게 저지의 이유였다.
바로 그 유시민 의원이 이번에는 애국가 봉창과 국기에 대한 맹세에 또 시비를 걸어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있은 유 의원과 대학언론사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였다고 한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야구시합하는데 왜 애국가를 부르나. 국기에 대한 맹세는 또 뭐냐”며 그것은 군사 파시즘과 일제의 잔재라는 식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에서 한 번 이의를 제기할 테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라”고까지 말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박정희 통치시대의 타의에 의한 애국가 부르기나, 국기에 대한 경례는 사라진 지 오래다. 모두가 자의(自意)에 의해 부르고 경례하고 있는 줄 안다. 그럼에도 이것을 군사파시즘과 일제의 잔재라고 본다면 국민들의 나라사랑 정신조차 거꾸로 읽고 있는 것 같다.

세계사나 국사의 어느 부분들은 거꾸로 읽어야 진실이 보이는 측면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애국가 봉창과 국기 경례에 대한 유시민 의원의 거꾸로 읽기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개혁의 선봉에 선다는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 정장과 애국가 봉창 및 국기에 대한 경례를 모두 개혁하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듯하다. 도리어 그의 그러한 생각이 개혁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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