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5월의 학교’ 2題 - 한길정보산업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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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하고 취업해 새로 태어날 겁니다”

제주소년원 특성화교육 결실
줄줄이 검정고시 합격·진학
취업 대비 자격증 취득 활발


지난 23일 오전 10시 싱그러움을 가득 머금은 초여름 햇살이 철망으로 둘러싸인 담을 넘어 쇠창살을 지나 소년들의 홍안을 더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북제주군 애월읍 소길리 해발 450고지에 위치한 제주소년원의 정원에는 화초가 만발한 가운데 본관 뒤편 생활관에서는 한때 ‘잘못된 길’을 걸었던 41명의 소년들이 수업에 열중이었다.

지난해와 올해는 이곳 직원들과 원생들에게 뜻 깊은 해로 기억된다.

지난해 원생 5명이 전에 다녔던 학교의 졸업장을 취득했고 2명은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아울러 원생 4명은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했다.

올해 3월에도 원생 중 8명은 고등학교에, 2명은 대학에 진학하는 등 원생들은 진학과 취업의 꿈을 키우며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양명일군(16.가명)은 “여기서 나가면 ‘완전히 다른 나’가 되겠다고 수없이 다짐한다”며 “평범한 학생으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전국 소년원이 일반학교 운영체제에서 특성화 교육을 도입하면서 제주소년원도 2000년 9월 ‘한길정보산업학교’로 탈바꿈했다.

현재 초.중등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 13명이 원생 45명을 지도하고 있으며 기본 교육과정 외에도 영어.일어회화반, 컴퓨터정보반을 편성해 특성화 교육을 하고 있다.

아울러 취업반에 편성된 원생들은 지게차.굴삭기반과 제과.제빵반에 들어 실습 및 이론 교육을 받으며 자격증 취득에 매진하고 있다.

성병문 서무과장은 “제주시내 인문계 고교에 버금가는 시설과 강사를 투입해 원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도내 여건을 고려한 취업반에는 자격증을 획득해서 취업하기 쉬운 분야를 개설해놓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어와 일어 회화 교사는 도내 대학에서 강사로 재직 중인 그레고리씨와 야마다씨로 모두 원어민들이며 컴퓨터 담당은 자원봉사자 4명의 협조를 받으며 교사 3명이 맡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5월 전국 중.고등학교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제주소년원생이 특별상을 받았으며, 개원 이래 굴삭기 및 지게차 자격증을 취득한 원생은 338명에 이른다.

가정의 달 5월을 보내는 길목. 원생들은 외부와 통제된 공간에서 퇴원 후 앞날과 미래에 대해 가슴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파랑새를 찾을 수 있도록 희망을 불어넣어야 할 책임은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성세대들의 몫이다.


▲소년원과 소년원생

소년원은 12세 이상 20세 미만 청소년 중에서 벌금 이하 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 법원 소년부의 6호 및 7호 보호처분을 받은 이들을 수용한다(6호 처분 6개월 미만, 7호 처분 6~19개월 미만).

여자의 경우 전국에서 한 곳뿐인 안양여자소년원에 수용된다.

다만 살인, 성폭력 등 강력 범죄를 저질러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은 경우 소년원이 아닌 소년교도소에 수용되며 그곳은 충남 천안과 경북 김천에 있다.

소년원에 갔다온 전과는 기록으로 남지 않으며 군 입대와 공무원 임용에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

전국 13개 소년원이 특성화 학교로 지정됐고 초.증등교육법에 정해진 유자격 교사가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보호소년이 교육목적을 달성하였다고 인정될 때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퇴원하며 교정성적이 양호하면 가퇴원을 할 수 있다.

제주소년원(원장 고등룡)은 1987년 12월 1일 개원했고, 이전까지 광주소년원으로 갔던 도내 소년범들은 더는 고향을 떠나지 않게 됐다.

그런데 제주경찰청이 밝힌 자료의 20세 미만 도내 소년범 발생 현황은 2001년 1686명, 지난해 1416명, 올해 4월 말 현재 35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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