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개방형 병원 홍보, 일방통행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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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올 들어 국내 영리법인 병원 도입을 재추진하고 있다.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명칭을 바꾸더니 최근 들어서는 도민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홍보활동에 나설 태세다.

제주도는 지난 8일 제주도의회와 가진 정책협의회에서도 투자개방형 병원 제도 도입을 의제에 포함시켰다.

김태환 지사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도민공감대 형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제주도정은 도민공감대 형성 방안으로 도민들이 투자개방형 병원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객관적인 홍보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도입 취지와 필요성, 경제효과는 물론 우려 사항들도 있는 그대로 홍보토록 한다는 것이다.

홍보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무원을 통한 홍보는 최대한 억제하고 중립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액면 그대로를 놓고 보면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제주도가 주체가 되는 홍보는 아무리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한다고 한들 인정을 받지 못 한다.

투자개방형 병원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중심이 돼 장.단점을 홍보한다면 제주도정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문제로 더 이상 도민사회가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

지난해 국내 영리법인 병원(이하.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도민여론조사로 결정키로 한 이후 도민사회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것을 도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찬.반 단체의 기자회견과 성명전이 난무했고 도민사회는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는 찬성 38.2%, 반대 39.9%, 의견 없음 4.9%, 잘 모르겠음 17.0%였다.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의 마지노선으로 제시됐던 찬성율 50%가 무참히 깨진 것은 물론 오히려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

필자는 이 결과가 도민들이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반대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리하게 밀어붙인 제주도정에 대한 실망감이 더 컸던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아직 정부조차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주관 토론회에서 일정지역에 시범 도입하되 의료보험체계는 현행 체제를 유지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보건복지부의 공식적이고 분명한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투자개방형 병원의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한승수 총리도 지난 27일 제주도청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서 투자개방형 병원과 관련해 “현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시범적으로 추진된다면 도민공감대 형성을 조건으로 할 때 제주도가 가장 적합하다”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했다.

찬.반 입장을 떠나 투자개방형 병원에 대해 도민들이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그리고 올바르게 도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공무원이나 이익단체, 관변단체의 동원은 절대 안 된다. 오히려 도민들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반대측과의 대화도 필수적이다.

여기서 필자가 우스갯소리를 하나 해볼까 한다.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과 관련한 홍보에서부터 의사결정까지 모든 것을 제주도의회가 맡으면 어떨까.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에 목을 매고 있는 제주도보다는 제주도의회가 객관성과 공정성 면에서 낫지 않을까 싶어 해보는 말이다.

어떻든 제주도는 제주도의회와도 충분한 정책협의와 의견조율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김승종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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