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이라 부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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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에 사는 한민족은 재미, 재일 교포라 부르면서 왜 러시아와 중국 동포들은 고려인, 조선족이라고 부릅니까.”
재러 한인 2세 이종백씨(60)는 자신들을 ‘고려인’이라 부르지 말고 재러 교민 또는 재러 한인으로 불러주기를 바랐다.
할아버지의 고향이 충북 중원군이라는 이씨는 사할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광산 시추기술을 전공하고 광산기술자로 30여 년 간 일했다. 지금은 은퇴해서 하바로브스크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세 딸은 대학을 졸업해 의사, 공무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조선중학교를 다녔던 이씨는 북한에서 보내온 교과서로 공부를 해선지 북한 말투와 충청도 억양이 섞여 나왔다.
이씨는 “한인들은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은 물론 생활 수준도 높은 편”이라며 “이방인으로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데 열의를 쏟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 기념비에서 묵념을 하는 한국인들을 보며 흐느끼고 있는 러시아 할머니를 만났다. 할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올해 81세의 지나 사카모스코씨.
노인은 “할아버지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가 한국인임은 틀림없다”며 “자신의 몸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은 “이곳 신한촌 어딘가에 할아버지의 유해가 묻혀 있지만 어머니와 함께 강제이주를 당한 후 돌아와 보니 묘를 찾을 수가 없었다”며 흐느꼈다.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도 없이 정부 보조금으로 외롭게 살고 있는 노인은 “할아버지 나라 사람들을 만나 정말 반갑다”며 “머나먼 타국 땅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이곳 신한촌을 절대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하바로브스크 재래시장에서 김치와 나물을 팔고 있는 한인 1세 황씨 할머니(85)를 만났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황씨 할머니는 결혼 전 본명이 장양덕으로 이곳 법에 따라 남편 성을 따르고 있다.
일제 때 남편과 함께 사할린으로 건너왔다가 해방 이후 하바로브스크로 온 황씨 할머니는 자녀 7명 모두 대학을 졸업시켰다.
얼마 전 남편과 사별한 황씨 할머니는 “부산에 친척들이 많이 산다” 며 “고향에 다섯 차례 다녀왔다”고 말했다. 황씨 할머니는 이곳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말로 거듭 “살기 좋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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