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이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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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행복하리라’(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중에서).
사람은 혼자 사는 것보다는 이성과의 정당한 결합을 통하여 행복을 추구하려 한다. 혼인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지금껏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녀가 서로의 선택에 의해 부부로 만나서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삶만은 아닌 듯싶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우리나라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840쌍이 혼인해 398쌍이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혼인한 부부 100쌍 중 47쌍이 이혼한 셈이다. 또한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10년 전에 비해 2.5배 늘어난 3.0건으로 미국(2001년 4.0건)에 이어 세계(OECD 국가 중) 2위에 이른다. 잘못된 만남
은 해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혼 그 자체를 나무랄 수만은 없다.

그러나 부모의 이혼은 생활 경험이 부족하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미성년자의 심리적.정서적 발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혼하는 부부 중 69.7%가 미성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흔히 말하는 이혼은 이혼에 따른 결손가정 청소년들의 방황과 탈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혼인생활을 오래한 부부의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니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말을 새삼 꺼낼 필요도 없이 부부의 협력하에서 행복한 가정생활이 창출되고, 이러한 바탕 위에서만 자신이 속한 조직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44.7%가 성격차이로 갈라서고 있다는 사실(기타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이혼 사유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농업사회에서 강요되었던 순종이 미덕이라는 가부장적 가족가치관은 더이상 혼인생활을 지탱시킬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

산업사회 이후 여성의 지위와 경제적 자립도 향상은 혼인생활이 더이상 행복 추구의 방법이 아님을 알게 될 때, 가족 또는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해방 내지 탈출로 나타나게 된다.

이른바 파탄주의 이혼사유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뚜렷한 사유가 없어도 무의미한 혼인생활이 더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협의에 의해 갈라설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이혼율을 저감시킬 수 있는 방도는 과연 없는 것일까. 부부간의 대화 부족, 소외, 강요와 무시, 이해 부족 등이 이혼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혼현실에 대한 활발한 사회적 논의와 진단의 토대 위에 국가 차원의 진보적인 가족정책 등의 추진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자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부부간의 만남이 이어질 때 최소한 깨어짐은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혼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이혼의 원인을 해소하고 가정의 안정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한 개인적.사회적 방안을 심도있게 모색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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