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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사람과 사이에 서로 부르는 호칭도 많이 쌀쌀해졌다.
‘선생’이라는 호칭도 그렇다.
이 말은 우리 전통사회에서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존칭이었다.

율곡(栗谷) 선생이 지은 ‘학교모범’에 보면 선생을 쳐다볼 때 목 위를 보아서는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사람만이 아니라 개를 꾸짖어도 안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웃는 일이 있어도 이빨을 드러내고 웃지 말며 스승과 함께 식사를 할 때는 10분의 7만 먹고 남김으로써 배부르게 먹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사람들의 존경하는 행동이 수반됨으로써 ‘선생’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사람과 사람이 서로 시비를 걸 때나 비난하려 할 때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으로 ‘선생’을 쓴다.

‘서언새앵’하고 억양을 넣어 길게 늘이면 야유하거나 비아냥대거나 얕잡거나 비꼬는 호칭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생께서 왜 그래요?” 하거나 “선생, 그만 좀 합시다”는 말은 상대를 존경해 부르는 호칭이 절대 아니고 얕잡거나 까불지 말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더구나 “어이, 서언생” 하고 부르는 호칭의 경우는 상대를 아주 하대하는 뜻이 있는 것이다.

▲선생(先生)이란 말은 관자(管子)에 ‘선생시교 제자시즉(先生施敎 弟子是則)’이란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성균관의 교무(敎務)를 맞고 있는 관원들을 호칭하였고 지방의 관아에서는 전임 (前任)관원들을 호칭하는 말로 쓰였다고 한다. 요즘 사전에 보면 이 말은 ①교사의 존칭 ②학예가 뛰어난 사람의 존칭 ③의사(醫師)의 존칭 ④남을 경대하여 호칭하는 말이라고 하면서 흔히 성(姓)이나 직함 밑에 붙여 쓴다고 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선생’이란 말은 원래 이처럼 좋은 말인데도 그 말의 이미지가 나쁘게 변했다고 볼 수 있겠다.

▲최근 학교선생님들의 얼굴이 말이 아니다.
이런저런 일로 교권이 흔들리고 그 명예가 실추되더니 급기야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라는 것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개탄을 사고 있다.

예부터 ‘선생노릇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뜻으로 ‘선생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지만 교직사회가 이렇게 갈등을 겪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교권을 지켜낼지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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