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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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자동차를 처음 들여온 사람은 1903년 고종 황제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일이다.

고종 황제가 자동차를 처음 탄 이래 우리나라 자동차는 100년 만에 1000만대를 넘어섰다 한다.

최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지난 4월 말 현재 승용차 등록대수가 1001만5790대라는 게다.

제주지역도 10만대를 넘어서 현재 12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도내 인구를 50만으로 어림잡더라도 5명당 1대꼴이니 많은 세대들이 2대의 승용차를 갖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추세이고 보면 자동차는 이제 사치품이나 기호품이 아니 필수품이라 할 수 있겠다.
허나 애석하게도 아직도 자동차를 부와 권위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충분한 재력이 있고 지위가 있다면 응당 거기에 걸맞은 승용차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허나 충분히 유지할 능력도 없으면서 무턱대고 과시용으로 비싸고 큰 차만 선호한다면 이는 문제다.

제주지역의 자동차 수요 추세를 보면 배기량 800㏄급 이하 경차의 경우 2000년 1698대가 팔렸으나 이듬해 1490대, 지난해 1035대, 올 들어 1분기까지 209대가 팔려 해마다 판매량이 줄고 있다.

반면에 그랜저, 다이너스티, 에쿠스, 체어맨, 오피러스 등 말 그대로 2000㏄급 이상 대형 승용차는 2000년 278대, 2001년 520대, 지난해 554대 등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소형차 수요는 줄고 대형차는 늘고 있다면 도민의 소득이 갑자기 높아져 생활의 여유가 생겨서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기실 내용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의 자동차세 납부 현황을 보면 경승용차 체납률은 6.3%, 7.7%에 불과한 반면 대형 승용차 체납률은 9%, 11.4%로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중고시장에서도 기름 값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매물로 내놓아지는 대형차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은행이나 남에게 돈을 빌리려면 차라도 고급차를 몰고 다녀야 한다”고 말들 하지만 결국 망하는 지름길로밖에 볼 수 없다.

이제 자동차는 남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필요에 따라 능력에 맞게 구입하는 필수품이어야 한다.
지나침은 화(禍)를 불러일으키기 쉽상이다.

우리의 삶 역시 매사 자신의 분수(分數)에 맞추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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