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와 사우스웨스트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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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불경기도 없다고 말한다. 미국도 우리와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특히 이라크 전쟁과 사스 바이러스 공포로 인한 미국 항공사들의 운영난은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델타항공, 노스웨스트항공, 콘티넨털항공의 올 1분기 손실액이 2억~4억달러에 달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난해 말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아메리칸항공은 지난해에만 35억달러의 적자를 봐 파산 직전에 이르렀다.

이와 달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올 1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늘어난 2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우스웨스트는 지난 31년간 지속적으로 흑자 경영을 이룬 미국 유일의 항공사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성공비결이 과연 무엇일까? 저비용의 단거리 도시운항, 비행기 기종 단일화, 회사와 종업원의 이익분배제도, 지정좌석제 폐지 등 여러 원인들이 있다. 그 가운데 다양한 업종의 우리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배워야 할 점은 종업원을 바라보는 사우스웨스트의 독특한 관점이다.

고객보다 직원이 우선

미국의 11개 항공사들이 ‘9.11 테러’ 여파로 일제히 정기노선 운항을 20% 감축하였다. 그리고 2001년 9월에 약 7만 명을 감원하였다. 2002년 1분기에 모두 70억달러의 적자를 봤다. 그러나 다른 항공사와 달리 사우스웨스트는 단 1명도 감원을 하지 않았다. 비용 절감을 위해 종업원을 해고하면 남아있는 종업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더 크게 생각해서였다.

결국 단 1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은 사우스웨스트는 5억100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외부고객이 만족하려면 먼저 내부고객이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사우스웨스트는 고객보다 종업원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종업원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산으로 보는 것이다.

사우스웨스트의 종업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고객에게 허버트 켈러허 회장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고객보다 종업원을 우선한다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켈러허 회장은 직장이란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원을 뽑을 때도 유머감각이 있는 응시자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그는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은 교육을 통해서 익힐 수 있지만 몸에 배어있는 태도는 쉽게 바꿀 수 없다.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켈러허 회장은 직원의 생일 등 모든 기념일에 축하파티를 열도록 하고 그 자신도 직원들과 어울려 자주 술을 마신다. 부하들과 동고동락하는 켈러허 회장은 정비사들과 함께 새벽 5시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그들의 의견이나 건의사항을 열심히 듣고 나서 다음날 즉시 문제점을 시정할 정도다.

많은 기업들이 종업원을 가족처럼 여긴다고 말하지만 사우스웨스트는 실제로 이렇게 한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본사는 1층부터 5층까지 모든 벽면에 직원들의 가족사진이 즐비하다.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약 1000여 명이 사내 결혼을 하였다.

사우스웨스트가 다른 회사에 비해 급여가 높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직원 이직률은 연 4.5%로, 다른 회사보다 크게 낮다. 사우스웨스트의 전체 직원 중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의 비율은 86%여서 미국에서 노조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항공사이다.

그렇지만 미국 항공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노사분규가 없는 회사이다. 하루 2700번 운항하고 일년에 6400만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음에도 사망자는 단 1명도 없었다.

종업원은 회사의 자산

사우스웨스트의 성공사례를 분석한 연구소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급여보다는 경영자나 동료들간의 ‘존경’과 ‘지지’, 그리고 ‘재미’가 생산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였다. 종업원이 만족해야 서비스 가치가 향상되고 고객 만족이 높아진다. 그래서 종업원은 회사의 비용이 아니라 자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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