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구장 활용약속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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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눈덩이 적자는 충분히 예견했던 일이다. 당초 3차례 월드컵 경기를 위해 막대한 건설비(1125억원)를 부담하면서 경기장을 유치해야 하느냐는 도민사회의 적잖았던 우려가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물론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자연과 가장 조화를 이룬 구장으로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았고, 일정 부분 아름다운 국제관장지 제주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화려한 축제와 유명세는 일순간에 지나가고, 예상대로 큰 빚(390억원)과 관리비(연간 10억원)에 허덕이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나마 기대했던 활용 대책마저 실현되지 않아 적자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경기장 지붕막까지 태풍에 찢겨나가 망신을 당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복구공사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손실도 적잖을 줄 안다.

월드컵경기장 활용 대책은 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적어도 관리비만은 약속대로 경기장 수익사업으로 전액 충당돼야 한다. 월드컵경기장을 유치한 서귀포시는 갖가지 활용 대책을 내놓았으나 뜻대로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

여태껏 관리비 수입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애태우는 서귀포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나 당초 시민들에게 한 약속인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가뜩이나 지방 재정난 속에서도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많은 서귀포 시민들이 내심 반겼던 것도 서귀포시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긴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따른 후유증은 전국 대부분 도시가 겪고 있는 현상이다. 서울을 제외한 개최 도시의 재정 압박과 관리비 문제는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경기는 물론 K리그 등의 활용이 전무한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다.

따지고 보면 제주월드컵경기장의 활용 대책은 서귀포시만 떠안을 문제가 아니다. 서귀포시가 추진하는 영상체험관 건립 등 자체 수입원 발굴 외에 국가대표 선수촌 유치사업 등은 제주도 차원의 정책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겨울철 따뜻한 기후와 잔디 사정 등 객관적 정황에서 볼 때 서귀포시 선수촌은 정부도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도는 정부에 강력히 건의해 국가대표 제2선수촌 유치를 관철시켜야 한다. 월드컵경기장을 함께 건설한 데다 서귀포시 재정난이 도 재정 압박으로, 다시 도민 부담으로 이어질 게 분명한 이상 도 입장에서도 ‘나 몰라라’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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