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워진다 "제주 정체성 「문화인프라」구축과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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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간 제주에서도 풍성한 문화행사가 펼쳐졌다.
축구경기가 주는 역동적인 즐거움에는 따르지 못했지만, 제주문화를 이해하고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넘쳐났다.
문화행사는 서귀포 월드컵 개막행사를 비롯해 제주해녀축제.창작 뮤지컬 ‘범섬의 숨비소리’, 전시예술축제, 마당극 ‘천년의 꿈’ 바다음악축제, 제주민속공연 등 모든 분야를 망라했다.
이런 행사들은 문화예술단체에 의해 주도됐지만, 그들만의 몫은 아니었다. 템플스테이 사찰, 교회, 호텔가에서도 국가적 경사인 월드컵을 맞아 제주문화를 알리는 데 힘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 행사를 제외하고는 모양새만 갖추고 내용은 부실한 ‘하고 보자’식의 전시성 행사들이 많아 관람객들에게서 비판을 받았다.


▲월드컵 문화행사 내용=‘다이나믹 코리아 페스티벌 2002’로 명명된 월드컵 문화행사엔 32억8000만원이 투입, 9개 대형 행사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문화단체 외에 박물관, 호텔가 등의 행사를 포함하면 월드컵 문화행사는 세부적으로 30개를 넘는다. 하루 한 개꼴로 대형 행사들이 펼쳐진 셈이다.
이 기간 제주의 월드컵 문화행사는 제주문화의 우수성과 정체성을 알리는 데 모아졌다.
제주월드컵 경기장 문화행사인 퍼포먼스 ‘신비의 섬 제주! 그 미래로의 시작’은 제주섬의 탄생과 신화, 월드컵을 맞아 세계로 도약하는 제주인의 기상을 웅장하게 보여줘 관람객을 매료시켰다. 경기장 주변에선 해녀춤.제주칠머리당굿.집줄놓기와 조랑말 타기 등 제주민속체험마당이 열려 제주문화를 세계에 알리려고 노력했다.
또 이 기간 제주월드컵에 참가한 중국.브라질.슬로베니아 등의 민속춤이 선보여,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체면치레를 했다.
제주전통문화연구소의 제주해녀축제(5월 30~6월 6일)는 제주를 상징하는 ‘잠수’를 축제 주제로 끌여들여 제주해양문화와 제주문화정체성을 구현하는 데 한몫을 했다. 영등신 맞이 해상 퍼레이드, 무혼굿, 잠수굿, 제주세화해녀항쟁 재현, 제주해양문화유적답사 등 비교적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제주해녀의 탄생과 신화를 통한 나눔과 해방의 축제 컨셉트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음악협회 서귀포지부의 창작 뮤지컬 ‘범섬의 숨비소리’(6월 12~13, 19~20일)와 마당극 ‘자청비-대지의 여신’(6월 6~7일)도 문화변방 서귀포의 문화의 저력과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드러낸 행사로 주목받았다.
또 제주전시예술축제, 바다음악축제, 제주민속공연, 칠선녀축제, 이중섭예술제 등이 열려 월드컵 기간 제주문화를 소개하는 데 노력했다.
월드컵 문화행사는 박물관에서도 열렸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추사 김정희와 제주’ 특별전을 열어 추사체의 완성지 제주의 문화토양을 한껏 알렸고,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섬민족 민속 의상의 세계전’을 열어 섬축제 참가국의 의상들을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월드컵 FIFA 본부 호텔인 제주신라호텔은 제주 출신 자수장 ‘한상수의 제주자수전’과 한국화가 유양옥의 ‘유양옥 그림판’을 열어 한국장인들의 매운 솜씨를 세계에 알렸다.
▲불교문화 체험 ‘짱’-템플스테이=월드컵을 통해 한국불교문화는 다시 한 번 위세를 떨쳤다. 서귀포 약천사와 광명사 등 전국 33곳의 템플스테이 지정 사찰에선 참선.예불.발우공양.다도 등 스님들의 수행생활을 체험하면서 한국불교의 정신을 배웠다.
템플스테이 참가자 수는 약천사가 9개국 45명으로 전국 사찰에서 세 번째 많고, 광명사는 6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참선과 예불 시간을 통해 현재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일상의 번뇌를 떨치고, 삶의 나침반을 새로 잡기도 했다.
특히 약천사의 경우 ‘축구광’ 성천스님이 사찰내에서 축구하는 모습과 템플스테이가 영국 BBC와 로이터 통신, 디스커버리 등 유럽 방송.통신을 통해 소개됨으로써 월드컵 개최지 제주와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월드컵 문화행사는 교회에서도 있었다. 2002 월드컵 기념교회로 지정된 서귀포 법환교회에선 음악회.영화상영회 등을 통해 문화선교공간으로 활용했다.
▲‘문화 제주’ 앞으로 과제=월드컵의 열기에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묻혀버리기도 했지만, 월드컵 문화행사들이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알리고, 제주문화의 저력을 확인하게 해줬다는 데 이견이 없다. 외국인 방문객 수가 기대에 못미쳐 직접적인 제주문화 홍보 효과는 미흡했지만, 세계 통신.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한 제주 알리기는 일정 성과를 거거뒀다는 게 문화가 안팎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화행사가 제주의 지역문화를 소개하는 데 편중, 세계문화의 다양성을 소개하는 데 인색했다는 지적이 있다. 제주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화 시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문화의 장도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데 관심을 보였던 공동개최국 일본과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또 제주문화를 알리려는 의지에 비해 그 내용은 빈곤했다. 행사는 넘쳤으나, 양질의 행사는 드물었다.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세계인이 공감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치밀한 방법론을 찾는 것에서 대형 행사에 따른 체계적인 준비(인력, 예산, 마인드)가 절실하다.
이와 함께 제주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문화 인프라도 필요하다. 도민들은 21세기 문화의 시대, 문화의 주역이다. 수준 높은 문화행사를 즐기기 위해 당당히 요구하고, 또 요구해야 한다. 문화시설 확충 및 문화예산 확대도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21세기는 문화의 향기가 빛을 내는 문화의 시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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