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보육의 과제와 유니버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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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몇 년 전 통합보육에 대한 교사와 부모의 인식을 조사해 본 적이 있다. 여기서 통합보육이란 보육시설에서 장애아와 일반아 구분 없이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 당시만 해도 통합교육이란 용어에 비해 통합보육이란 용어는 그리 일반적 용어는 아니었다. 그러나 필자는 공식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초등학교 시기에 통합을 한다고 해도 이미 늦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개인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고정된 관념과 편견이 적은 영.유아 시기부터 일반아와 특수아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것이다.

통합이란 정상화 원리에 입각해 장애가 있든 없든 인간으로서 최소 제약된 상황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회적인 통합은 대형 수용시설의 탈피 등으로, 교육적인 통합은 일반학교에서의 통합교육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필자가 행한 연구에서 교사나 부모는 보육시설에서의 통합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부모와 교사의 통합보육에 대한 효과의 인식 차이를 분석한 결과 부모보다 교사의 인식의 정도가 낮게 나타났고, 통합보육에 대한 장벽 또한 교사가 더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이 차이가 어디에서 근거하는지를 분석해 보니 우선 보육시설이 모든 아동들을 수용하기에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교사들은 지금 현재 의사소통이 어려운 영.유아 보육만으로도 보호와 교육에 대한 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이전에 특수아 관련 교육을 받기는 하나 개개 아동의 수준을 고려한 전문적인 지도를 하기에는 자질 및 전문성 측면에서 역부족이라 특수아와 일반아의 통합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통합보육을 실천하는 데에는 걸림돌로 작용하는 많은 요인들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통합보육에 대한 보육교사들의 장벽요인을 분석하면서 현 상황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요인들이 어쩌면 통합보육에 대한 걸림돌이 아니라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란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우선 최근 대두되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보육시설에 제안하고 싶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 또는 행태들을 포용함을 그 전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는 이에 관한 입법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만든답시고 건물 앞쪽에는 계단을 만들어 일반인이 활용하고 건물 뒤쪽에는 경사로를 만들어 묵시적인 분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장애인, 일반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편리한 시설을 만들어 물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심리적으로 제약을 가하는 듯한 느낌에서 벗어나게 함과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합보육에 응용한다면 보육시설을 설계할 때 장애가 있든 없든 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아동들이 안전하고 편안하며, 접근이 수월한 구조로 건축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개개 아동의 발달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된 프로그램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집단 프로그램이 계획돼 운영된다면 누구에게나 만족감과 성취감을 줄 수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넘어야 할 벽이 너무나 많음을 안다. 법과 제도상의 문제, 인적.물적 자원 지원문제, 사회심리적 환경 개선 등 손으로 꼽기조차 어려운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어려울 따름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지니고 성공적인 통합보육방안에 대해 관련 부서 담당자뿐만 아니라 전문가 및 학부모를 포함한 지역사회유지 등이 팀을 이뤄 몸과 마음과 머리를 맞대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정말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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