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잘 씻어도 병원감염 위험 절반 이상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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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道보건위생과 질병관리담당
인간에게 있어서 손은 가장 많은 일을 하고 가장 많은 사물과 접촉하는 부위로써, 보통 한쪽 손에만 6만 마리 정도의 세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감기는 입이나 코를 통해 전염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바이러스가 묻은 손을 입이나 코에 갖다 댐으로써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다.

세균의 번식력은 대단해서 한 마리의 유해 세균이 10분에 한 번씩 분열을 할 경우 20분 후면 4마리, 2시간 후면 64마리, 3시간 후면 26만 마리, 4시간 후면 1600만 마리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는 자주 손을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30초만 투자하여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기는 물론 콜레라, 세균성 이질, 식중독, 유행성 눈병 등 전염병의 70%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손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예방의학회 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손 씻기와 관련한 우리의 위생 수준은 낙제점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국 7대 도시의 공항, 터미널, 백화점, 공중 화장실에서 2800명을 대상으로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얼마나 씻는지 조사했는데, 남자는 55%, 여자는 72%만이 손을 씻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중 절반 가까이가 화장실에서 그냥 나온 손으로 악수도 하고 지하철 손잡이도 잡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세면대 주위에 누군가 있는 경우에는 손 씻는 비율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 비해 3.19배 더 높아져서 손 씻는 비율이 73%까지 올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손 씻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공공화장실을 사용한 뒤에도 다른 사람이 있으면 많이 씻는데 없으면 잘 안 씻는다는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결국 우리 국민들은 질병예방보다는 체면 때문에 손을 씻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 주변에는 세균 서식처가 무척 많다. 오래된 책과 돈도 세균의 주요 서식처이며,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는 물론 가족이 자주 사용하는 전화기와 장난감 등에도 엄청난 양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공중 화장실 변기 손잡이와 수도꼭지 등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바이러스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인식하여야 한다.

손을 매개로 한 전염병 예방을 위해 수년째 ‘1830 손 씻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1830이란 1일 8회, 1회 당 30초 이상 손을 씻자는 뜻이다.

자녀들에게 적어도 귀가 후, 식사 전, 화장실에 다녀올 때 정도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가르치고,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수시로 손을 씻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건강과 가정의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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