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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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무의미하다. 그렇지만 살아야 한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대 시간강사 A씨(34)의 죽음을 보면서 문뜩 A. 카뮈의 말이 떠오른다.

서울대 박사 출신의 그의 죽음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을 준다. 우선 촉망받는 인재가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안타까움이 크다. 비록 시간강사이긴 하나 유능한 학자로 성공할 자질과 여건을 겸비한 그의 죽음 선택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긴 삶과 죽음의 문제처럼 인간을 고뇌에 빠지게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수 세기에 걸쳐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 문제에 몰두해 많은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소설 ‘이방인’과 평론 ‘시지프의 신화’를 쓴 카뮈 역시 처음에는 ‘인간은 영원한 고독과 의미 없는 세계에서 이방인과 같이 살고, 일체가 우연이어서 행복도 신뢰할 수 없다’는 부조리(不條理)의 철학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그는 이후 많은 사상적 변화를 보여준다. 부조리의 철학을 넘어서는 ‘반항적 사상’이 그것이다. 즉, “사회의 부정과 폭력에 반항하면서 자유와 행복을 획득해야 한다”고 했다. 반항에 충실하려면 자기자신에게 충실해야 하고 양심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서울대 강사 A씨뿐 아니라, 요즘 이러저러한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사람의 삶에 있어서 생(生)은 고(苦)를 의미하며, 이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지의 멸각(滅却)뿐’이라는 쇼펜하워 등의 염세철학의 추종 또는 마력(魔力)의 결과일 수도 있다.

동물 중에 죽음을 숙고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따라서 누구나 한 번쯤 염세주의에 빠져보지 않은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고난을 극복한 삶이 더 값진 삶이다.

인간이기에 항상 잘못을 뉘우치고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 자살은 살인의 최악의 형태다. 참회의 기회마저 남겨놓지 못하는 죽음이기에 큰 죄악인 것이다.

“죽는 것보다는 그래도 고통받는 것이 더 낫다. 이것이 인간의 모토다.” 라 퐁텐의 말이다. 자살과 타살, 사형 등 일체의 살인행위를 거부한 카뮈의 주장과 함께 구구절절 피부에 와닿는 말이다. 이유야 어떻든 진정한 삶의 가치를 잊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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