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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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피해나 불이익을 당했을 때 거기에 상응하는 보복적 성격의 반작용을 하고자 할 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을 곧잘 사용한다.
요즘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한 예라 하겠다.

진보적인 색깔이 주류를 이루는 인터넷 문화에서 보수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다.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 조사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독립신문’, ‘청년우파연대’, ‘미래한국연구회’, ‘자유를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 ‘보수주의학생연대’ 등 보수 우익을 표방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생겨나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다.

이들 보수 인터넷 사이트들은 진보의 일방적인 목소리에 질린 많은 보수 네티즌들을 겨냥해 점점 힘을 얻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말 그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형상이다.

어쩌면 NEIS 문제, 노사 갈등 문제 등 현실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극한 대립양상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허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 말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한 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
이 말은 원래 구약성서와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 등에서 나왔다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은 복수하는 것을 정당하고 당연시 하고 있다.
누군가의 눈을 뽑은 사람은 똑같이 눈을 뽑으라는 논리다.
어쩌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 말은 이런 잔인함에 바탕을 두고 쓰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말의 진정한 뜻은 이와 정반대다.
구약성서에도 나오는 이 말이 생겨난 것은 당시 사회가 잘못에 대한 대가가 너무 컸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어쩌다 남의 밭의 올리브나무를 하나 잘랐다고 하면 그 사람의 전 재산을 빼앗는 등 잘못의 대가로 엄청 큰 희생을 치르도록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다.

결국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 말은 복수를 권장한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복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겨났다는 게다.
피해를 당한 사람은 당한 만큼만 보상받아 복수심을 버리고 잘못한 사람도 그에 상응하는 만큼만 대가를 치러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함으로써 상호 파멸이 아니라 상생(相生)하도록 하는 데 진정한 뜻을 두고 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양상들도 대립과 갈등보다는 원래 말뜻처럼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상생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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