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회자(膾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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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로서 제주는 소위 ‘육지’라 불리는 한반도와는 사뭇 다른 풍경 때문에 국내 관광지이면서도 이국적인 풍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러기에 제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호기심 어린 특징적인 소감들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우선 제주관광의 으뜸인 ‘3바리’를 알아야 한다는데, 북바리, 다금바리, 비바리를 칭하는 말이다.
다금바리라 하면 청정 제주바다에서 잡히는 맛있는 물고기로 횟감으로는 천하에 으뜸이다.

특히 회를 뜨고 난 후의 매운탕은 그 맛을 견줄 만한 것이 아마 없을 것이다. 한가지 흠이라면 맛있고 귀한만큼 비싼 것이 탈이라고나 할까?

북바리는 제주관광의 진수로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북바리를 다금바리와 마찬가지로 생선의 이름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동의하기 어려운 이론이다. 아마도 ‘붉바리’라는 붉은 빛이 도는 생선을 북바리로 착각한 것으로 생각된다.

붉바리도 제법 맛있는 생선이기는 하지만 최고의 자리가 둘일 수 있겠는가? 기실 북바리는 한라산 산등성을 칭하는 것이다. 즉 한라산 등정이 제주도 방문의 으뜸 가는 추억이 아니겠는가?

비바리는 처녀를 칭하는 제주방언이다. 그것이 제주 여성을 비하하는 어감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주의 이국적인 풍경에 더하여 귀에 낯선 제주방언을 접하는 상황이 그러한 깊은 의미(?)까지 이해할 것을 허용하지는 않을 듯하다.

아름다운 제주에 와서 한라산에 올라 가슴을 열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킨 후, 아름답고 상냥한 제주 여성의 손으로 대접한 다금바리 요리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지 않고서야 제주관광을 제대로 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뜻이렸다.

한편 예로부터 제주는 삼다도라 불리었는데 돌, 바람, 여자가 유난히 많은 고장이란 뜻인데, 원래 화산의 폭발로 형성된 섬 지역이기 때문에 검은 돌이 많을 수밖에 없고, 논과 밭을 일구면서 그 많은 돌을 처치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나보다. 자연스럽게 이를 이용하여 돌담을 쌓으니 제주 어디를 가도 돌이 눈에 뜨인다.

여자가 많다고 일컬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다. 혹자는 4.3사건 이후에 남성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인구가 더 많아졌다고 하는데 지나친 해석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아마도 제주지역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여성들이 집안과 우물가에만 있지 않고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유난히 방문객들의 눈에 많이 뜨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억척스러운 제주 해녀의 물질은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또한 넓은 태평양에 홀로 서 있으면서 오가는 바람을 고스란히 다 받고 있으니 바람도 많을 수밖에 없는가 보다. 벌써부터 철 이른 태풍이 지나가며 온 섬을 비바람으로 흔들어 놓았는데, 오늘은 눈이 시리도록 파랗게 하늘이 열려 있다.

열대성 저기압이 발달해 생기는 태풍은 매년 적도지방으로부터 불어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를 휩쓸고 지나가는데, 태풍과 같은 큰바람이 한 번씩 불어야 농작물의 해충들을 몰아간다고는 하지만 워낙 큰비와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에 번번이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실정이다.

적도지방에서 우리나라를 향하여 올라오는 태풍들 중 대부분이 제주도에 접한 후에는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고 하는데, 때문에 한반도에 태풍이 직접 상륙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만일 제주도가 지금 이 자리에 없다면 한반도는 허구한 날 큰바람에 시달리고 있을텐데, 육지부의 주민들이 그런 고마운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이 땅도 이곳 사람들도 이렇듯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기쁜 마음으로 정성껏 손님을 맞이하는데, 그들이 여기 관광제주에 희망을 들고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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