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민 발길 붙잡아
대~한민국 이민 발길 붙잡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월드컵의 극적 감동으로 타향에서 새 삶을 찾아보려던 이민자들의 발길이 주춤거리고 있다.

이민계획을 중단하거나 계획한 이민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해외이주 신고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물론 알선업체의 이민 상담 건수도 감소했다.

한국대표팀의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와 길거리 응원에서 보여준 우리 민족의 역동성, 이웃 간 하나됨의 경험 등 자긍심이 이민을 결심하게 했던 자녀교육, 미래불안 등 부정적 요인을 상쇄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외교통상부 재외국민이주과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해외이주신고를 한 이민희망자는 모두 828명으로 4월 1011명, 5월 1135명 등 1000여 명을 웃돈 평월에 비해 20~30% 가량 줄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월드컵이 이민 추이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각종 해외이주알선업체들의 이민 상담 건수도 월드컵이 시작된 6월 한달 동안 평소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누리 이주공사 부장 정수라씨(37)는 “지난 5월 1100여 건에 달하던 이민희망자들의 상담건수가 지난달에는 600여 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월드컵에서 한국이 승승장구하다 보니 우리나라를 떠나고 싶어하는 열망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음 이주공사 대표 김미현씨(38)도 “하루에 30건, 한 달에 900여 건에 육박하던 상담건수가 지난달에는 30% 이상 줄었다”며 “월드컵 열기로 이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점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모씨(31.공인회계사)의 경우 자녀교육, 미래불안 등을 이유로 미국 이민을 결심한 뒤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따고 외국인회사에 다니던 아내도 현지 본사로 전출을 신청하는 등 지난해 말부터 이민을 준비해왔으나 최근 월드컵을 계기로 이민을 포기했다.

박씨는 “월드컵기간 아내와 거리 응원을 하면서 놀라운 대표팀의 선전과 역동적이고 질서정연한 붉은 응원 인파 속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다”며 “아내와 상의한 끝에 이민 이야기는 없었던 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아내 이모씨(31.회사원)는 “아이들 교육문제 등 미래를 고려할 때 이민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월드컵을 통해 경험한 감동은 그간 이성적으로 생각해 왔던 이민의 이유들을 무력화시켜 버렸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