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부에서 파도에 밀려온 해양 쓰레기도 있지만, 일부 낚시꾼을 비롯해 관광객과 어선 등에서 무단 투기한 고철류, 목재류, 오폐물 등을 수거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일대 해역 565만6000㎡가 2000년 7월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된 이듬해인 2001년부터 해마다 시행해온 터다.
그만큼 천연보호구역이 각종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의 경우 50여t 오물을 수거했다. 2007년에도 이와 비슷했다. 결국 한 해도 거름이 없이 바다 속에서 엄청난 오물과 폐기물 등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수중생태계가 온전할 리 없다.
차귀도는 섬 주위경관부터 빼어나다. 특히 해질 무렵 저녁노을이 바다를 물들일 때의 아름다움은 성산일출봉과 쌍벽을 이룬다고 할 정도다.
또한 주변 해역은 제주도에서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아 홍조류 등 아열대성 동·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5∼10m의 연안에는 한국 미기록종과 신종 생물이 계속 발견되는 등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원시림에 가까운 해조류 수중림은 정착성 고급어종과 다양한 어패류의 생육장소로도 보호가치가 높은 어족자원의 안식처라 할 수 있다.
차귀도가 국가 관리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는 이유다.
그러나 일대 해역은 매년 수중정화작업에도 불구하고 각종 폐기물이 수북이 쌓이고 있다.
천연 수중 생태환경 보존에 매우 위협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폐기물이 조류 등에 밀리면서 산호초 훼손 등 생태계 파괴가 진행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매년 폐기물을 수거하는 식의 소극적 수중정화 활동으론 한계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몰래 버리는 생각부터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생각을 갖는 심리상태가 범죄 차원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일깨우는 환경의식 제고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차귀도 해역을 포함한 4면의 제주바다는 생명의 바다다. 바다를 더 이상 병들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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