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와 KBS 제주방송총국이 공동기획하는 '집중진단 제주'의 '생태도시 지향! 제주시를 점검한다' 토론회가 지난 5일 방송인 유정아씨의 사회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여진 제주시 도시건설국장, 오충현 환경생태학 박사(서울특별시),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장성철 녹색제주연구소장이 참석해 제주시가 지향하고 있는 생태도시 추진과 관련한 문제들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또한 제주시가 벌이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들이 생태도시에 걸맞게 추진되고 있는가를 중점 점검했다.
이와 함께 제주시가 추진 중인 대규모 택지개발 문제와 녹지공간 확보 문제, 행정업무 분산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토론을 벌이는 등 제주시가 생태도시로 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했다.
다음은 주요 토론 내용.
생태도시 추진에 대한 입장은
▲김태일=최근 들어 생태도시란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제주시가 생태도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원론적인 측면에서 높이 평가한다. 제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에 산지천 복원과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주차단속 강화 등의 정책은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인구집중화 문제와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은 생태도시 추진에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충현=제주시의 산지천 복원사업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의 모델이 되고 있다.
▲장성철=제주시가 생태도시를 목표로 도시계획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시민들에게 교통이나 녹지공간 등의 면에서 쾌적하게 다가와야 생태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교통체증과 녹지공간이 줄어들고 있어 시민들의 삶의 질과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조여진=생태도시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기 힘들고 아직은 계획단계여서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태도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2011년이 되면 제주시 인구가 41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제주도 인구를 64만명으로 추산할 때의 인구다. 이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택지개발을 단계별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오충현=생태도시라는 용어는 1992년 리우 환경회의 이후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영국에서의 산업혁명 이후 환경악화로 인해 대안으로 나온 개념이다.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는 생태도시는 녹색도시라고 할 수 있다. 도시 생활에서 녹색공간이 친환경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제.사회.문화.환경 문제를 스스로 자족할 수 있는 도시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장성철=생태도시는 순환의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 제주시도 지역 차원의 순환적인 개념으로 보면서 생태도시를 추진해야 한다.
▲김태일=제주형 생태도시는 우선 제주 지형이 다른 지방과 다르기 때문에 지형을 고려한 개발이 돼야 한다. 또 바람과 빗물 등 기후를 이용한 도시건축이 돼야 한다고 본다.
일본의 오키나와가 이런 측면을 잘 살린 생태도시로 볼 수 있어 제주형 모델의 참고사례로 삼을 수 있다.
▲장성철=저에너지.자원순환형 생태도시를 추구하려면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중교통 혁신 시스템이 마련돼야 생태도시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오충현=제주시는 인구 30만명을 넘어선 도시로 일반적인 도시문제를 안고 있다. 생태도시를 지향하려면 토지이용계획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이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조여진=도시계획은 사유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주민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기존 시가지 정비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경관관리 기본계획이 용역 중이다. 제주시 모형에 대한 계획이 나올 것이다.
기존 시가지 정비를 생태도시에 맞춰 나갈 것이다. 제주시의 제일 큰 해결과제는 교통문제로, 대중교통 활성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제주시 도시개발 과제는
▲장성철=토지 이용과 경관 문제, 교통체계가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 지금까지 도시계획은 이들 업무가 각각 추진됐다. 외국의 경우 도심은 고밀도로 개발하면서 대중교통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제주시의 도시계획은 대규모 택지개발 위주로 접근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조여진=도시계획 기법 선택의 문제다. 중심상업지역은 제주시의 경우 외국과는 달리 간선도로를 따라 상업지역이 형성된 선형 상업지구다. 이는 기존 시가지 정비를 하면서 바꿔 나갈 계획이다.
▲오충현=중소도시에서 중심상업지역을 추진할 경우 도심공동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노선상업지구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태일=인구 55만명 중 30만명이 제주시에 집중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생태도시 추진이 어렵다. 인구분산 정책을 세워야 한다. 지역간 균형 발전 없이 제주시만 생태도시로 추진하기는 힘들다.
택지개발이 다른 지역과 같은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이것은 제주형 생태도시 추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택지개발이 인간 중심이 아닌 자동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생태도시 추진이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도시계획 차원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녹지공간 확보가 필요하다. 쌈지공원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시문제가 분야별로 나뉘어져 행정업무가 이뤄지고 있어 협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합된 행정이 필요하다.
▲장성철=시민들의 녹지공간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녹지공간 확보를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도시의 중심에 허파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원이 있어야 한다.
제주시 중앙공원 추진이 무산돼 아쉬움이 남는다.
▲조여진=제주시내 시가지에 녹지공간이 부족하다. 시가지 녹지공간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재개발.정비 단계에서 시가지 녹지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충현=제주시의 생태도시 추진은 도시자원 활용에 성패가 달려 있다. 100년 후를 위해 지금 남아 있는 토지에 대한 이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장성철=주민 참여와 지역분권 개념을 도시행정에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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