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돔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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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거의 사라졌지만, 매년 이맘때만 되면 제철을 만난 자리돔의 맛을 놓고 친구.동료들과 가볍게 입씨름을 벌였던 추억거리 하나.

“자리 하면 역시 뼈(가시)가 부드럽고 오도독 씹히는 서귀포 보목, 법환자리 맛이 최고지” “무슨 소리, 뼈가 다소 억세지만 빠른 해수의 흐름 때문에 굵고 육질이 탄탄한 모슬포 마라도, 가파도 자리 맛을 따를 수야 없지” 그러면 옆에 있던 성산포·한림 출신 등의 친구·동료들이 자기네 고향 앞바다에서 잡힌 자리의 육질과 맛이 최고 중 최고라고 응수한다. 자리돔에 대한 도민들의 자부심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이 워낙 완고하고, 고향의 자리돔 맛에 길들려져 있으니 결론도출은 있을 수도 없다. 그만큼 제주에서 잡히는 자리돔은 해역별로 색깔과 생김새, 맛이 약간씩은 다르다는 증거다.

▲바야흐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자리돔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구의 온난화 영향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제주연안에 자리돔 떼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자리돔은 제주 최고의 명물이자 별미다.

‘얼음 띄운 양념 물에 비닐을 벗겨내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한 후 뼈째 잘게 썰어 넣은 자리물회, 날로 고추장에 찍어먹는 자리강회, 통째로 구운 자리구이’ ‘자리를 양념해 담근 젓갈과 무침’ 등은 손꼽히는 토속음식중 하나다. 이런 자리돔에는 단백질과 칼슘 등 영양분도 풍부해 ‘무더위에 자리물회 다섯 번만 먹으면 다른 보약은 먹을 필요도 없다“는 말이 생길 정도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자리돔에 대한 도민들의 자부심도 자리돔 북상과 어획량 감소 등으로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아직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 있다. 서귀포시 보목마을이 그곳이다. 자리돔을 테마로 한 보목 자리돔축제를 마을의 최대 행사로 여기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로 10번째를 맞는 이번 보목 자리돔 큰잔치가 내일(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자리돔의 다양한 먹거리 외에도 도민·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는 소식이다.

가정의 달 5월에 가족과 함께 축제에 참가해 별미인 자리돔 음식을 먹으며 소중한 추억거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송용관 남부지사장 겸 남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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